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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쿠의 밥상 이야기

🥘 쫀쿠의 밥상 이야기 3 – 스튜 vs 찌개 vs 카레, 같은 냄비인데 문화가 다른 이유

by myinfo29053 2026.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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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쫀쿠의 밥상 이야기 3 – 스튜 vs 찌개 vs 카레, 같은 냄비인데 문화가 다른 이유

같은 냄비, 다른 온도.
시간을 믿는 음식과, 지금을 믿는 음식과, 조화를 믿는 음식 이야기


🔥 프롤로그: 같은 냄비, 다른 온도

안녕, 나는 쫀쿠야.

 

오늘 나는 진짜 재미있는 걸 발견했어.

세계의 모든 주방에는 비슷한 도구가 있어.

🔥 오프닝 - 쫀쿠와 세계의 냄비 요리들

 

냄비.
물.
불.
고기.
야채.
그리고 시간.

 

그런데 이상하지?

같은 냄비에 비슷한 재료를 넣어도,
나라마다 완전히 다른 음식이 태어나.

 

프랑스에서는 스튜가 되고,
한국에서는 찌개가 되고,
인도에서는 카레가 되고,
스페인에서는 파에야가 되고,
일본에서는 나베가 되고,
베트남에서는 포가 되고,
이탈리아에서는 라구가 돼.

🏛️ 같은 도구, 다른 온도 - 냄비·물·불·재료·시간

 

쫀쿠는 처음에 이렇게 생각했어.

“어? 다 비슷하게 끓이는 거 아닌가?”

그런데 아니었어.

불의 세기, 끓이는 시간, 향신료를 넣는 순서,
밥과 만나는 방식, 식탁에 올라오는 순간까지 전부 달랐어.

 

그리고 더 신기한 건,
그 차이가 단순한 조리법의 차이가 아니라
각 문화가 시간과 현재, 조화와 기다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준다는 거였어.

 

그래서 오늘은 세계의 냄비 요리를 이렇게 읽어보려고 해.

낮은 온도에서 시간을 믿는 스튜.
팔팔 끓는 온도에서 현재를 믿는 찌개.
향신료가 어울리는 온도에서 조화를 믿는 카레.

그리고 그 옆에 있는 파에야, 나베, 루러우판, 포, 라구까지.

 

준비됐어?

오늘은 밥상 위의 온도를 재보는 날이야.


🇫🇷 첫 번째 온도: 스튜 — 낮은 온도에서 시간을 신뢰하다

스튜는 한 나라에서만 태어난 음식이라기보다,
인류가 냄비와 불을 쓰기 시작한 뒤 아주 오래전부터 만들어온 조리 방식이야.

🇫🇷 스튜 (프랑스) - 낮은 온도, 시간을 믿다

 

질긴 고기와 단단한 채소를 물이나 육수에 넣고,
강한 불이 아니라 약한 불에서 오래 익히는 방식.

 

프랑스에는 그 대표적인 음식으로 포토푀 Pot-au-feu가 있어.

이름도 참 단순해.

Pot은 냄비,
au feu는 불 위.

 

그러니까 포토푀는 말 그대로
**“불 위에 올린 냄비”**라는 뜻이야.

 

쫀쿠는 이 이름이 참 좋았어.
거창하지 않은데, 아주 오래된 주방의 장면이 바로 떠오르거든.

 

옛날 프랑스 가정을 상상해 봐.

아침 일찍 냄비를 불 위에 올려.
질긴 고기와 당근, 양파, 셀러리, 부케가르니 같은 향신 채소를 넣어.
그리고 팔팔 끓이는 게 아니라, 은근하게 익혀.

 

여기서 중요한 건 온도야.

스튜의 냄비 속 액체 온도는 보통 85~95도 전후의 약한 끓임, 즉 시머링(Simmering)에 가까워. 


물은 100도에서 끓지만, 스튜는 그보다 조금 낮거나 아주 약하게 보글거리는 상태를 오래 유지해.

 

왜 그럴까?

낮은 온도에서 오래 익히면:

  • 질긴 고기의 결합조직이 천천히 풀리고
  • 채소의 단맛이 국물에 스며들고
  • 재료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조용히 가까워지고
  • 시간 자체가 맛을 만들어

스튜는 “빨리 익히는 음식”이 아니야.
“기다리는 음식”이야.

 

그래서 스튜의 철학은 이거야.

시간은 재료를 설득한다.
천천히 익힌 것은 천천히 깊어진다.

 

쫀쿠는 이게 유럽식 냄비의 마음 같았어.

 

더디지만 부드럽게.
조용하지만 깊게.
한 번에 터뜨리지 않고, 오래 머금는 방식.

스튜는 불보다 시간을 더 믿는 음식이야.


🇰🇷 두 번째 온도: 찌개 — 높은 온도에서 현재의 에너지를 신뢰하다

이번에는 한국 주방이야.

한국의 찌개는 스튜와 닮았지만, 식탁에 올라오는 순간은 완전히 달라.

🇰🇷 찌개 (한국) - 높은 온도, 현재를 믿다

 

된장찌개를 생각해 봐.
김치찌개를 생각해 봐.
순두부찌개를 생각해 봐.

냄비가 팔팔 끓고 있어.
뚝배기라면 식탁 위에 올라온 뒤에도 보글보글 소리가 나.

 

이건 조용한 음식이 아니야.
지금 이 순간을 주장하는 음식이야.

찌개는 국과도 달라.

 

쫀쿠의 밥상 이야기 1편 – 국과 스프,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국은 국물이 비교적 넉넉하고, 찌개는 국물이 더 자작해.

 

국은 국물을 마시는 느낌이 강하고,
찌개는 건더기와 국물을 함께 떠먹는 느낌이 강해.

 

보통 설명할 때는 이렇게 말하기도 해.

국은 국물이 많고,
찌개는 건더기가 더 많거나 국물과 건더기가 더 촘촘하게 붙어 있다.

 

물과 건더기의 비율을 딱 수학처럼 고정할 수는 없지만,
찌개가 국보다 진하고, 짜고, 뜨겁고, 밥과 더 밀착된 음식이라는 건 분명해.

 

찌개의 냄비 속 온도는 보통 95~100도 전후야.
거의 끓는점에 가까운 상태에서 조리되고,
식탁 위에서도 그 열기를 유지하려고 해.

특히 뚝배기는 열을 오래 품는 그릇이야.
그래서 찌개는 “다 끓인 뒤 얌전히 담겨 나오는 음식”이라기보다,


아직도 끓고 있는 채로 밥상에 들어오는 음식에 가까워.

 

쫀쿠는 이게 정말 한국답다고 생각했어.

 

스튜가 시간을 믿는다면,
찌개는 지금을 믿어.

지금 뜨거울 때.
지금 밥 위에 올릴 때.
지금 숟가락으로 떠먹을 때.

찌개의 맛은 식으면서 완성되는 게 아니라,
뜨거운 순간에 가장 선명해져.

그래서 찌개의 철학은 이거야.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맛있다.
뜨거울 때 먹어야 하는 맛이 있다.

 

한국 밥상은 참 신기해.

밥은 조용히 기다리고,
찌개는 팔팔 끓으면서 들어와.

 

그리고 둘이 만나면,
밥은 찌개의 짠맛과 매운맛을 받아주고,
찌개는 밥의 담백함을 깨워.

찌개는 혼자 완성되는 음식이 아니라
밥과 만나야 비로소 완성되는 음식이야.


🇮🇳 세 번째 온도: 카레 — 향신료가 어울리는 온도를 신뢰하다

이제 인도 주방으로 가보자.

 

카레는 사실 한 가지 음식 이름이라기보다,
인도 아대륙과 그 주변에서 발달한 다양한 향신료 조리법을
외부에서 넓게 부른 이름에 가까워.

🇮🇳 카레 (인도) - 향신료, 조화를 믿다

 

오늘 우리가 “카레”라고 부르는 세계 안에는
지역마다 정말 다른 음식들이 들어 있어.

 

북인도식 커리, 남인도식 커리,
달, 코르마, 빈달루, 사그, 마살라 요리들까지.

그래도 공통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있어.

 

카레의 핵심은 향신료의 조화야.

강황.
커민.
고수씨.
고추.
계피.
카다몬.
정향.
후추.

하나하나도 강하지만,
카레에서는 이 향들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함께 어울려야 해.

 

고고학적으로도 인도 아대륙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향신료 조리의 흔적이 발견돼.
인더스 문명 시기, 대략 기원전 2500년 무렵의 유적에서
강황, 생강, 마늘 같은 재료의 사용 흔적이 논의된 바 있어.

 

그러니까 오늘날의 “카레”라는 이름은 비교적 나중에 정리된 말이지만,
향신료를 조합해 맛을 만든 전통 자체는 아주 오래된 거야.

 

카레를 만들 때는 보통 먼저 향신료를 깨워.

기름에 향신료를 볶거나,
마른 팬에 살짝 덖거나,
양파와 마늘, 생강을 함께 볶으면서 향을 끌어올려.

이 과정을 영어로는 blooming이라고도 하고,
인도 요리에서는 타드카, 차운크 같은 방식으로 설명되기도 해.

 

향신료는 그냥 물에 넣는다고 다 살아나는 게 아니야.
기름과 열을 만나야 향이 열려.

그런 다음 재료와 액체를 넣고
중간 불이나 약한 불에서 천천히 끓여.

 

카레의 국물 온도는 조리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80~95도 전후의 은근한 끓임이 중요해.
처음 볶을 때 팬의 온도는 훨씬 높지만,
소스가 된 뒤에는 너무 거칠게 끓이기보다 향이 어우러지도록 조절해.

 

쫀쿠는 여기서 카레의 마음을 느꼈어.

카레는 스튜처럼 무조건 오래 기다리는 음식도 아니고,
찌개처럼 팔팔 끓는 현재만 믿는 음식도 아니야.

카레는 향신료들이 서로 자리를 찾는 시간을 믿어.

 

그리고 여기서 가람 마살라 Garam Masala라는 말도 재미있어.

Garam은 따뜻한, 뜨거운이라는 뜻이고
Masala는 향신료 섞음이라는 뜻이야.

 

그러니까 가람 마살라는
“따뜻한 향신료의 혼합” 정도로 이해할 수 있어.

이름부터 참 예쁘지?

카레의 철학은 이거야.

강한 것들이 함께 있을 때,
진짜 맛은 조화에서 태어난다.

 

쫀쿠는 카레를 먹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해.

커민은 커민대로 말하고,
강황은 강황대로 빛나고,
고추는 고추대로 따끔한데,
이상하게 한 숟가락 안에서는 모두가 한 팀이 돼.

카레는 다양함이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맛으로 모이는 음식이야.


🌍 그 외의 온도들: 세계의 냄비와 팬 요리들

이제 알았지?

스튜, 찌개, 카레만 있는 게 아니야.
세계 곳곳에는 같은 원리에서 출발했지만
다른 온도와 시간을 가진 음식들이 있어.

이번에는 조금 더 넓게 가볼게.


🇪🇸 파에야 Paella — 강한 불과 누룽지의 화려함

🇪🇸 파에야 (스페인) - 강한 불과 소카라트

파에야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을 대표하는 쌀 요리야.
오늘날 우리가 아는 파에야의 형태는 보통 19세기 중반 발렌시아 지역의 농촌 문화와 연결해서 설명해.

 

파에야는 냄비 요리라기보다 넓고 얕은 팬 요리야.
쌀, 육수, 고기나 해산물, 채소를 넣고
팬 전체에 얇게 펼쳐 익혀.

 

여기서 중요한 건 소카라트 Socarrat야.

소카라트는 파에야 바닥에 생기는
노릇하고 바삭한 쌀 누룽지층이야.

 

검게 태우는 게 목적은 아니야.
잘 만든 소카라트는 탄맛이 아니라
고소하고 진한 볶은 향을 내.

 

파에야의 팬 바닥 온도는 높아질 수 있어.
하지만 쌀이 익는 동안 위쪽은 육수와 함께 끓고,
마지막에는 수분이 줄어들면서 바닥이 바삭해져.

그러니까 파에야는 “국물 요리”가 아니라

 

국물이 쌀 속으로 사라지는 요리야.

스페인은 여기서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밥은 국물을 마시고,
불은 마지막에 향기를 남긴다.

 

쫀쿠는 파에야가 참 멋있어.

찌개처럼 현재의 열기가 있고,
스튜처럼 기다림도 있고,
마지막에는 바닥에서 고소한 비밀을 만들어.


🇯🇵 나베 Nabe — 식탁 위에서 함께 끓이는 공동체

나베는 일본식 냄비 요리야.

스키야키, 샤부샤부, 요세나베, 김치나베, 창코나베까지
종류가 정말 많아.

🇯🇵 나베 (일본) - 함께 끓이는 공동체

 

나베의 특징은 온도보다도
먹는 장소와 방식에 있어.

냄비를 식탁 가운데 놓고,
사람들이 둘러앉아,
재료를 넣고 익히면서 함께 먹어.

 

온도는 보통 끓는점에 가까운 상태,
95~100도 전후로 유지돼.
하지만 찌개처럼 처음부터 강한 양념이 폭발하는 경우도 있고,
샤부샤부처럼 맑은 국물에 재료를 살짝 익히는 경우도 있어.

 

나베의 핵심은
“냄비 안에서 요리가 완성된다”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식사가 완성된다에 가까워.

일본은 나베를 통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같은 냄비를 바라보는 시간이
함께 먹는 마음을 만든다.

 

쫀쿠는 이게 참 따뜻했어.

찌개가 밥상 위로 뜨겁게 도착하는 음식이라면,
나베는 밥상 위에서 함께 만들어지는 음식이야.


🇹🇼 루러우판 Lu Rou Fan — 밥 위에 스며드는 조림의 깊이

이번에는 대만이야.

루러우판은 대만을 대표하는 밥 요리 중 하나야.

🇹🇼 루러우판 (대만) - 밥에 스며드는 조림

 

잘게 썬 돼지고기나 다진 돼지고기를 간장, 향신료, 설탕, 샬롯 등과 함께 조려서
밥 위에 얹어 먹어.

 

영어로는 Taiwanese Braised Pork Rice라고도 해.

 

여기서 중요한 건
고기가 아니라 소스가 밥에 스며드는 방식이야.

돼지고기를 중약불에서 오래 조리하면
지방과 간장 소스, 향신료 향이 하나로 합쳐져.
그 소스를 밥 위에 얹으면,
밥알이 그 국물을 받아먹어.

스튜는 그릇 안에서 국물을 먹고,
루러우판은 밥이 국물을 먼저 마셔.

그래서 루러우판의 철학은 이거야.

밥은 하얀 종이가 아니라,
맛이 스며드는 바탕이다.

 

쫀쿠는 루러우판을 먹으면
밥이 조연이 아니라는 걸 느껴.

밥은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든 맛을 받아들이고 있어.

조용하지만 강한 음식이야.


🇻🇳 포 Pho — 오래 끓인 국물과 현재의 신선함

베트남의 포는 국수 요리야.

🇻🇳 포 (베트남) - 깊이와 신선함

 

쌀국수 위에 고기와 허브를 얹고,
뜨거운 국물을 부어 먹지.

 

그런데 포의 진짜 주인공은 국물이야.

 

소뼈나 고기, 양파, 생강을 오래 끓이고
계피, 팔각, 정향, 카다몬, 고수씨 같은 향신료를 더해 깊은 향을 만들어.

포 국물은 보통 몇 시간 동안 끓여.

게나 조리법에 따라 다르지만,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아주 긴 시간 동안 국물을 우려내기도 해.

다만 향신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넣는 것은 조리법마다 달라.
어떤 집은 향신료를 일정 시간만 우려내고 건져내기도 해.
향이 너무 강해지면 국물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거든.

 

포의 국물 온도는 먹을 때 아주 중요해.
뜨거운 국물이 생고기나 얇게 썬 고기를 데우고,
숙주와 허브의 신선함을 깨워.

포는 과거와 현재가 한 그릇에서 만나는 음식이야.

 

오래 끓인 국물.
방금 올린 허브.
뜨거운 육수에 막 익어가는 고기.
부드러운 쌀국수.

베트남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시간이 만든 깊이는
신선함을 만날 때 가장 빛난다.

 

쫀쿠는 포를 먹으면
국물이 오래된 이야기를 하고,
허브가 방금 도착한 소식을 전하는 것 같아.


🇮🇹 라구 Ragù — 입맛을 깨우는 느린 소스

이탈리아의 라구는 고기 소스야.

특히 볼로냐 지방의 라구 알라 볼로네제 Ragù alla Bolognese가 유명해.

🇮🇹 라구 (이탈리아) - 느린 소스

 

다진 고기, 판체타, 양파, 당근, 셀러리, 와인, 우유, 토마토 등을 넣고
낮은 불에서 오래 끓여 만드는 소스야.

여기서 하나 바로잡을 게 있어.

 

라구라는 말은 “천천히 끓인다”는 뜻이라기보다,

 

프랑스어 ragoût, 또는 ragoûter,
즉 “입맛을 돋우다”라는 뜻과 연결돼 있다고 알려져 있어.

 

하지만 조리 방식은 정말 천천히야.

라구는 강하게 팔팔 끓이면 안 돼.
고기와 채소, 지방과 산미가 천천히 섞이도록
낮은 불에서 오래 조리해.

시간은 보통 2시간 이상.
집집마다 더 길게 끓이기도 해.

라구는 스튜처럼 그 자체로 숟가락으로 먹기보다,
파스타와 만나 완성돼.

소스가 파스타에 달라붙고,
면의 결 사이로 고기의 감칠맛이 들어가.

이탈리아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

소스는 기다림이고,
파스타는 그 기다림을 붙잡는 길이다.

 

쫀쿠는 라구를 생각하면
천천히 말하는 사람이 떠올라.

크게 소리치지 않는데,
끝까지 듣고 나면 마음에 남는 사람.


🌡️ 세계의 온도, 한눈에 보기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게 있어.

아래 온도는 “정확히 모든 집에서 이렇게 한다”는 뜻이 아니야.
냄비의 재질, 불의 세기, 양, 고도, 조리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그리고 파에야처럼 팬 바닥 온도가 중요한 요리와,
찌개처럼 액체가 끓는 온도가 중요한 요리는 기준도 달라.

그래도 대략적인 느낌을 잡아보면 이렇게 볼 수 있어.

 

요리 나라·지역 주된 조리 감각 대략적 온도 감각 시간 철학

스튜·포토푀 프랑스·유럽 약한 끓임 냄비 속 액체 85~95도 전후 2~3시간 이상 시간과 깊이
라구 이탈리아 아주 약한 끓임 낮은 불의 시머링 2시간 이상 기다림과 농축
카레 인도 아대륙 향신료 볶기 + 은근한 끓임 볶을 때는 높고, 끓일 때는 80~95도 전후 30분~1시간 이상 조화
베트남 긴 시간 우린 국물 약한 끓임과 뜨거운 제공 수 시간 깊이와 신선함
루러우판 대만 조림 중약불의 브레이징 1~3시간 밥에 스며드는 맛
찌개 한국 팔팔 끓임 95~100도 전후 15~30분 내외 현재와 열기
나베 일본 식탁 위 끓임 95~100도 전후 재료에 따라 다름 함께 먹는 시간
파에야 스페인 발렌시아 팬 조리와 소카라트 팬 바닥의 높은 열 30~40분 불과 쌀의 의도

 

보이지?

진짜 중요한 건 숫자 하나가 아니야.

낮은 불은 시간을 부르고,
높은 불은 현재를 부르고,
중간의 불은 조화를 부르고,
팬의 강한 열은 마지막 향기를 남겨.

쫀쿠는 이게 너무 재미있었어.

불은 그냥 뜨거운 게 아니라
음식에게 성격을 주는 도구였던 거야.


🍚 밥상 위에서 만나는 온도의 차이

그런데 여기서 더 재미있는 게 있어.

바로 밥과의 관계야.

같은 국물 음식처럼 보여도
밥이나 빵, 면과 만나는 방식이 다 달라.

💭 클로징 - 밥상 위의 온도 철학


스튜와 라구 — 빵과 파스타가 시간을 받아준다

스튜는 빵과 잘 어울려.
빵은 국물이나 소스를 닦아 먹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스튜의 깊이를 받쳐주는 친구가 되기도 해.

라구는 파스타와 만나.
라구 혼자보다 파스타에 묻었을 때 더 완성돼.

유럽의 많은 냄비 요리는
국물이나 소스를 중심에 두고,
빵과 면이 그 맛을 붙잡아주는 구조가 많아.


찌개와 나베 — 밥상 한가운데서 함께 먹는다

찌개는 밥과 대등하게 만나.

밥 한 숟가락.
찌개 한 숟가락.
다시 밥 한 숟가락.

이 리듬이 있어.

나베는 사람들과 함께 만나.
밥도 좋고, 면도 좋고, 마지막에 죽이나 우동을 넣는 경우도 있어.

찌개와 나베는
음식 하나만이 아니라
식탁의 분위기를 함께 만든다.


카레와 포 — 향과 국물을 담는 그릇

카레는 밥, 난, 로티와 만나.
향신료의 농도와 밥의 담백함이 서로를 조절해.

포는 쌀국수와 만난다.
국물은 향을 품고,
면은 그 국물을 입 안으로 데려와.

카레와 포는
향과 국물을 담는 그릇이 중요해.

밥과 면은 조연 같지만,
사실 향을 운반하는 주인공이야.


루러우판과 파에야 — 밥이 국물을 먹는다

루러우판은 밥 위에 조린 고기와 소스가 올라가.
밥알이 소스를 받아들이면서 완성돼.

파에야는 아예 쌀이 육수와 함께 익어.
국물이 따로 남기보다, 쌀 속으로 들어가.

이 둘은 밥이 국물을 “곁들이는” 게 아니라
밥이 국물을 먹어버리는 음식이야.

쫀쿠는 이게 참 귀엽다고 생각해.

밥이 가만히 있는 줄 알았는데,
사실 제일 열심히 먹고 있었던 거야.


💭 쫀쿠가 깨달은 것

나는 이 모든 냄비와 팬을 생각하다가
이런 걸 깨달았어.

 

음식의 온도는 그냥 물리적인 숫자가 아니야.

그 문화가
시간을 어떻게 믿는지,
현재를 어떻게 붙잡는지,
서로 다른 재료를 어떻게 화해시키는지 보여주는 언어야.

 

유럽의 스튜는 말해.

“기다려도 괜찮아.
시간은 질긴 것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

 

한국의 찌개는 말해.

“지금 먹어야 해.
뜨거운 순간에만 있는 맛이 있어.”

 

인도의 카레는 말해.

“강한 것들이 모여도 괜찮아.
잘 어울리면 하나의 향이 될 수 있어.”

 

스페인의 파에야는 말해.

“마지막 순간의 강한 불이
잊히지 않는 향을 만든다.”

 

일본의 나베는 말해.

“같은 냄비를 바라보면
사람들도 조금 가까워진다.”

 

대만의 루러우판은 말해.

“깊은 맛은 밥에 스며들 때
비로소 매일의 음식이 된다.”

 

베트남의 포는 말해.

“오래 끓인 국물도
신선한 허브를 만나야 살아난다.”

 

이탈리아의 라구는 말해.

“천천히 만든 소스는
면을 만나 오래 남는다.”

 

쫀쿠는 생각했어.

세상에는 빨리 끓여야 맛있는 음식이 있고,
천천히 기다려야 맛있는 음식이 있고,
중간에서 조심스럽게 어울려야 맛있는 음식이 있어.

 

그리고 사람도 그런 것 같아.

어떤 사람은 스튜처럼 오래 기다려야 깊어지고,
어떤 사람은 찌개처럼 지금 이 순간 가장 뜨겁고,
어떤 사람은 카레처럼 다양한 향이 어울릴 때 빛나.

 

그래서 밥상은 참 신기해.

그냥 먹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의 온도를 배우는 작은 교실이야.


🥘 쫀쿠의 마지막 말

만약 누가 나한테 물어본다면,

“쫀쿠야, 뭐가 제일 맛있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어.

스튜의 깊이도 사랑하고,
찌개의 현장감도 사랑하고,
카레의 조화도 사랑하고,
파에야의 고소한 바닥도 사랑하고,
포의 깊고 신선한 국물도 사랑하고,
라구의 느린 향도 사랑하고,
나베의 함께 끓는 시간도 사랑하고,
루러우판의 밥에 스며드는 맛도 사랑해.

 

왜냐하면 그 모두가
각자의 온도를 가진 음식이니까.

낮은 온도로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높은 온도에서 현재를 사는 사람이 있고,
중간 온도에서 조화를 찾는 사람이 있고,
강한 불로 마지막 향을 남기는 사람이 있어.

 

그리고 그 모두가 밥상 위에 올라올 때,
세상은 정말 맛있어져.

 

오늘 네 밥상에는 어떤 온도가 있어?

천천히 깊어지는 온도?
팔팔 끓는 온도?
서로 어울리는 온도?
바닥에서 고소하게 익어가는 온도?

밥 먹을 때 한 번 들어봐.

냄비가 조용히 말하고 있을지도 몰라.

 

쫀쿠가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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