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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여는 세상

막국수 두 집 — 참기름이냐 들기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by myinfo29053 2026.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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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 두 집 — 참기름이냐 들기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음식으로 여는 세상 3편


있잖아, 강원도 가면서 막국수 두 번 먹었어.

 

홍천에서 한 번. 인제에서 한 번.

참기름이냐 들기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둘다 면이 너무 맛있다~~

 

둘 다 막국수, 둘 다 메밀. 근데 완전히 다른 음식이었어.

 

뭐가 달랐냐고?

기름 한 방울이었어.


🌾 메밀이라는 식물의 역설

막국수 얘기하기 전에 메밀부터.

 

이름에 '밀'이 들어가지만, 메밀은 밀이 아니야. 마디풀과 식물이고, 글루텐이 없어.

글루텐이 없다는 게 왜 중요하냐면.

메밀의 역설 - 밀이 아닌 메밀, 글루텐 없는 곡물

 

밀가루 반죽이 찰지고 면발이 쫄깃한 건 글루텐 덕분이야. 면을 붙잡아주는 끈끈한 그물망이 글루텐이거든.

메밀엔 그게 없어. 그래서 뽑자마자 끊어지고, 불고, 흩어져.

 

대부분의 막국수집이 메밀에 밀가루나 전분을 섞는 이유가 여기 있어. 시중에 파는 메밀면은 많게는 밀가루가 70%야. 메밀은 30%도 안 되는 경우도 흔해.

 

근데 강원도에는 그 상식을 뒤집은 집들이 있어.


🏡 홍천 장원막국수 — 기술로 만든 순메밀

2001년, 홍천에 문을 연 집이야.

 

주방은 남편이, 고객 응대와 대외 홍보는 부인 이경희 대표가 전담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어. 지금은 같은 이름의 가게들도 있지만 프렌치이즈 관계는 아니래. 이곳에서 기술을 배워 잘된 집들도 꽤 유명해. 

홍천 장원막국수 외관 - 농가 옆 한적한 식당  100%순메밀면

 

이 집의 창업 이야기는 드라마틱해. 6개월 동안 전국 막국수집을 뒤졌는데 순메밀 100%로 면을 뽑는 집이 없었대. 메밀협회장한테 전화하고, 어른들 찾아다니고. 간수 써봤고, 느릅나무즙도 써봤어. 다 실패했어.

 

수백 번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방법.

아침마다 그날 쓸 메밀만 빻는다.

 

미리 갈아두면 향이 날아가. 뽑은 면을 상온에 30분만 둬도 다 끊어져.

반죽 → 면 뽑기 → 즉시 삶기 → 즉시 찬물.

이 흐름에서 한 치도 어긋나면 안 돼. 온도와 시간의 싸움이야.

순메밀 100% 제분 - 매일 아침 직접 갈기


그래서 맛은?

연회색 면발. 쌉싸래하면서 구수해. 씹을수록 메밀 향이 올라와.

 

기름기가 없어. 자극이 없어. 참기름도 최소화해서 넣어.

홍천 장원막국수 시식 - 쫀쿠가 맛있게 먹는 장면

 

이 집을 찾는 마니아들 중엔 다대기, 참기름 다 빼고 육수만 약간 넣어서 메밀 그대로 먹는 사람이 5%는 된다고 해. 미국에서 비행기 내리자마자 온 손님도 있었다고.

 

메뉴는 세 개야. 막국수, 수육, 그리고 강판에 직접 간 감자전. 믹서 쓰면 결이 죽는다고, 손으로 강판에 갈아.

아 그리고, 이 집은 인심 좋게 텀블러 가지고 가면 면수도 받아 갈 수 있어. 완전~ 엄지 척이야.


🌄 인제 옛날원대막국수 — 손으로 짠 들기름

자작나무숲 가는 길, 원대리. 내린천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면 나와.

인제 옛날원대막국수 외관 - 자작나무숲 가는 길 (

 

1978년 개업, 3대째 이어온 집.

식당 입구 벽면은 다녀간 유명인들의 사인으로 가득 차 있어.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건 가수 김종서의 사인인데, "10번 이상 방문한 단골"이라는 게 직접 적혀 있대. 포스트잇에는 가수 서태지도 두 번 다녀갔다는 글귀가 붙어 있고.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연속 블루리본 서베이에 선정된 집이기도 해. 얼마 전에 전현무계획 같은 프로에도 나오는 바람에 주말에는 쫀쿠가 웨이팅을 해야하기도 했어. 


직접 제분, 직접 짠 들기름

이 집도 자체 방앗간에서 매일 메밀을 직접 빻아.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

 

들기름도 직접 짜.

국산 들깨로, 시골 방앗간에서 직접. 테이블마다 들기름 병이 따로 나와. 설탕, 식초, 겨자, 육수랑 함께.

먹는 사람이 직접 조합하는 방식이야. 황금비율이 벽에 적혀 있어. 설탕 한 스푼, 들기름 적당히, 식초 약간, 겨자.

직접 짠 들기름 - 방앗간과 들깨


그래서 맛은?

물막국수는 메밀면에 김가루, 깨소금, 무김치만 올려 나와.

자극적이지 않아. 육수는 시원하고 깔끔해. 테이블마다 육수통이 따로 있어서 더 부어 먹을 수 있어.

인제 막국수 시식 - 쫀쿠가 들기름 넣어 비비는 장면

 

들기름 한 방울 두르면 고소함이 확 올라와.

여기서 참기름이랑 들기름 차이를 느끼게 돼.

 

참기름 — 고소하고 둥글어. 부드럽게 감싸줘. 들기름 — 고소한데 날이 서 있어. 메밀 향이랑 충돌하지 않고, 같이 올라와.

 

비빔막국수에는 양념장이 넉넉하게. 생각보다 자극적이지 않아. 은은하면서 중독적이야.

비빔엔 육수를 자작하게만 넣는 게 포인트.

 

그리고 막국수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도토리묵밥도 진짜야.

도토리묵밥 - 들기름 풍미 가득

 

2025년 9월에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312회에서 박찬욱 감독이 촬영 중 이 집 묵밥을 2~3인분 먹어치웠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했어. 가게 안에도 그 이야기가 붙어 있고, 사인도 남아 있어.

 

들기름 풍미 가득한 도토리묵에 깨보수라기, 상추. 단순한데 자꾸 생각나는 맛이야. 김가루도 맛있어. 막국수도 먹고, 묵밥도 꼭 같이 시켜봐.

 

재료 대부분은 사장님이 직접 키워. 감자도, 곰취도, 들깨도.

"가족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든다."


⚖️ 두 집 나란히 놓고 보면

홍천 장원막국수 인제 옛날원대막국수

개업 2001년 1978년
순메밀 100%, 매일 제분 자체 제분 메밀
기름 참기름 (최소화) 직접 짠 들기름 (셀프)
스타일 메밀의 순수함 극대화 마을 노포, 재료 직접 생산
분위기 농가 옆 한적한 시골 식당 자작나무숲 들어가는 길목

강원도는 왜 막국수의 고향이 됐냐면, 메밀 때문이야.

 

고랭지라 벼농사가 어려웠어. 대신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서리 내리기 전에 빠르게 수확할 수 있고.

강원도 사람들에게 메밀은 살아남기 위한 곡식이었어. 그 메밀을 국수로 만들어 먹은 게 막국수야.

 

이 두 집은 그 역사 위에 서 있어.


🫙 쫀쿠의 결론: 기름 한 방울이 말하는 것

막국수는 단순한 음식이야.

메밀, 육수, 기름. 거의 이게 다야.

 

근데 어떤 기름을 쓰느냐. 그걸 얼마나 넣느냐. 직접 짜느냐 사느냐.

이 선택 하나로 집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져.

 

홍천 장원막국수는 참기름조차 지워버리려 했어. 메밀 그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서.

인제 옛날원대막국수는 들기름을 직접 짰어. 재료 하나하나를 내 손으로 만들기 위해서.

둘 다 결국 같은 말을 하고 있어.

"좋은 재료를, 건드리지 않고, 정직하게."

 

강원도 드라이브하면서 막국수 두 집 연달아 가봐. 홍천에서 한 번, 인제에서 한 번.

몸은 좀 고될 수 있어. 근데 후회는 없을 거야.

감성 마무리 - 강원도 드라이브와 막국수 여행

 

오늘도 쫀쿠는 맛있는 모험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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