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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쿠의 밥상 이야기

쫀쿠의 밥상 이야기 8 — 삼겹살, 하위 부위에서 국민 고기가 되기까지

by myinfo29053 2026.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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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쿠의 밥상 이야기 8 — 삼겹살, 하위 부위에서 국민 고기가 되기까지


있잖아. 지금 이 글 읽으면서 삼겹살 생각 없었어?

 

삼겹살 얘기만 나오면 자동으로 군침 도는 거 알잖아. 근데 이거, 원래 아무도 안 먹으려 했던 부위라는 거 알고 있어?

썸네일 – 1930년대→1976년→1998년→현재 타임라인 배경

 

살코기도 아니고 기름만 잔뜩이라고 천대받던 돼지 뱃살 한 덩이. 그게 지금은 1인당 연간 30kg을 먹어치우는 우리나라 국민 고기가 됐어. OECD 평균 돼지고기 소비량(12.2kg)의 무려 2.5배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여기에 한우 파동이 있고, 일본 수출이 있고, IMF가 있고, 그리고 — 의외로 옥수수가 있어.


📜 세겹살이었다가 삼겹살이 됐어 — 이름의 역사

1931년, 요리연구가 방신영이 펴낸 『조선요리제법』 개정판에 처음 등장한 이름은 **"세겹살"**이었어. 살코기와 비계가 세 겹으로 교차한다는 뜻이야.

1931년 방신영 『조선요리제법』 – 세겹살의 첫 등장

 

사실 정확히 세어보면 네 겹인데, 그건 이름이 정착된 뒤에야 알게 된 이야기야. 지금도 학술적으로는 "사층구조"라고 해. 하지만 누가 '사겹살'을 주문하겠어. 이름은 이미 굳어버렸지.

 

1934년 11월 3일 동아일보에는 "3겹살이 제일 맛있다"는 기사가 실렸어. 그리고 1959년 경향신문에 처음으로 "삼겹살"이라는 표기가 등장했지. 흥미로운 건, 세겹살이 삼겹살로 바뀐 이유에 개성유래설이 있어. 장사 수완이 좋기로 이름난 개성 상인들이 '세겹살'을 한자 수사로 바꿔 더 격식 있게 들리도록 했다는 거야. 이름 하나로 고급화를 시도한 셈이지.

 

표준국어대사전에 오른 건 1994년. 이름이 사전에 등재될 때쯤, 삼겹살은 이미 식탁 위의 왕이 되어 있었어.


🇯🇵 일본이 좋은 고기를 가져가고, 우리에게 남은 것

1960년대 말, 우리나라는 일본에 돼지고기를 수출하기 시작했어.

1970년대 항구 – 등심은 일본으로, 삼겹살은 우리에게

 

일본이 원한 건 돈가쓰용 등심과 안심, 즉 살코기 위주의 프리미엄 부위였어. 그리고 그걸 보내고 나면 뒤에 남는 게 있었어. 비계가 두툼한 뱃살, 즉 삼겹살이었지.

 

수출 물량은 꾸준히 늘었어. 1972년 약 3,800톤에서 1976년 4,500톤으로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삼겹살은 "일본이 안 가져가는 부위"라는 이미지로 국내에 저렴하게 풀렸어. 근데 이 '남은 것'이 의외의 인기를 끌기 시작해. 1970년대 산업화 시대 공장 노동자들에게 값싸고 칼로리 높은 삼겹살은 하루의 피로를 녹이는 최고의 선택이었거든.


🔥 결정적 한 방 — 1976년 한우 파동

삼겹살 역사의 진짜 터닝포인트는 1976년 한우 파동이야.

1976년 한우 파동 – 삼겹살이 대안으로 떠오르다

 

1970년대 초, 경제 성장과 함께 국민 소득이 오르면서 육류 소비가 폭발했어. 한우 수요가 치솟았고, 한우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어. 당시 외식의 꽃은 한우 로스구이였는데, 한우 가격이 감당이 안 되자 음식점들은 선택을 해야 했어. 그리고 그들이 고른 건 냉동 삼겹살이었어.

 

로스구이 판에 한우 대신 삼겹살을 올린 거야.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삼겹살은 — 사실 한우보다 더 맛있었어. 지방이 녹으면서 나오는 풍미, 불에 닿는 순간 터지는 마이야르 반응의 냄새. 사람들은 한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먹기 시작한 그 고기에서, 예상치 못한 매력을 발견한 거야.


🔬 구울 때 벌어지는 일 — 마이야르 반응과 지방의 과학

삼겹살을 불판에 올리는 순간, 과학이 시작돼.

마이야르 반응 – 160~180°C의 과학

 

표면 온도가 160~180°C에 도달하면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 일어나. 고기 속 아미노산과 환원당이 반응해 갈색으로 변하면서 수백 가지 풍미 화합물을 만들어내. 단순히 "겉이 익은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맛 분자들이 탄생하는 거야.

 

근데 삼겹살에는 마이야르 반응 말고도 특별한 게 하나 더 있어. 지방의 열분해야. 삼겹살의 하얀 비계 부분은 불에 닿으면 녹아내리면서 고기 자체를 자체 기름으로 튀기는 효과를 만들어. 자신의 지방으로 자기 자신을 굽는 셈이야. 이게 삼겹살 고유의 고소한 풍미가 나오는 이유야.

 

여기에 쌈장의 된장 발효 향, 마늘의 알리신, 상추의 쌉쌀함이 더해지면 — 삼겹살 쌈의 풍미 층위는 의외로 꽤 정교해.


🌽 그런데, 이 고기 뒤에 옥수수가 있어

삼겹살 한 점을 입에 넣기까지, 사실 옥수수 한 줌이 먼저 돼지 입으로 들어가 있어.

 

현대 양돈의 먹이는 배합사료야. 그리고 그 배합사료의 핵심 원료가 **덴트콘(마치종 옥수수)**이야. 이야기 팬트리 — 옥수수 품종 이야기에서 덴트콘이 전 세계 축산 사료를 지배한다는 이야기 했잖아. 돼지 1kg을 키우려면 약 3kg의 사료가 필요하고, 그 사료의 절반 이상이 옥수수야. 우리가 삼겹살 1인분(200g)을 먹으면 그 뒤에 약 300g 이상의 옥수수가 사용된 셈이야.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옥수수 가격이 폭등했을 때, 삼겹살 가격도 함께 올랐어. 불판 앞에서 "요즘 삼겹살이 왜 이렇게 비싸?"라고 하는 순간, 그 답의 일부는 우크라이나 옥수수밭에 있었던 거야.

 

2024년 우리나라 돼지고기 수입량은 45만 2천 톤으로 전년 대비 12.2% 증가했어. 삼겹살 수입 1위는 스페인, 2위는 독일(냉동 삼겹살 16만 톤 중 18%)이야.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삼겹살 수입국이라는 타이틀은 — 우리 입맛의 크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입맛이 글로벌 곡물 시장과 얼마나 깊이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줘.


💪 IMF가 완성한 소울푸드

1990년대 냉장 유통 체계가 확립되면서 삼겹살은 냉동에서 신선 구이로 업그레이드됐어. 1996년에는 얇게 썬 대패 삼겹살이 등장했고.

 

그리고 1998년 IMF 외환위기가 터졌어.

1998년 IMF – 삼겹살 전문점 붐의 시작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삼겹살 전문점 창업에 뛰어들었어. 초기 투자 비용이 낮고, 원재료가 저렴하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 전국에 삼겹살 가게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어. 역설적이게도, 경제 위기가 삼겹살을 진정한 국민 음식으로 만들었어.

 

"고기 민주화"라는 말이 나온 게 이 시기야. 한우는 여전히 특별한 날의 음식이었지만, 삼겹살은 평일 저녁 소주 한 잔과 함께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어. 2003년 삼겹살 데이(3월 3일)가 생겼고, 2007년 선호도 조사에서 85.5%로 돼지 부위 1위를 기록했어.

 

세겹살이 삼겹살이 되고, 삼겹살이 국민 음식이 되기까지 — 70여 년이 걸렸어.


이 고기 뒤에 숨은 옥수수 경제학이 궁금하다면 → 오십보의 옥수수의 경제학 3편 — 고기 한 점 뒤에 숨은 옥수수에서 사료·축산·밥상의 연결을 읽어봐.

삼겹살과 함께 올라오는 밥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밥상 이야기 — 밥, 우리는 왜 밥심으로 사는가에서 읽어봐.


🔥 마무리: 불판 앞에서 생각해볼 것

"일본 수출의 남은 부위" → "1976년 한우 파동의 반사이익" → "IMF가 만든 소울푸드" → "지금 내 불판 위의 지글지글"

삼겹살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다음에 불판이 달궈지고 삼겹살이 지글거릴 때, 이렇게 한 번 생각해봐

민주주의 고기, 구멍 하나 없어도 우리 곁에

 

"이 고기가 원래 일본이 안 가져간 부위였구나." "한우 값이 올라서 생긴 고기 민주화가 지금까지 이어진 거구나." "마이야르 반응이 지금 이 순간 내 코 앞에서 터지고 있구나."

 

삼겹살은 단순한 고기가 아니야. 일본 수출의 역설, 한우 파동의 반사이익, IMF가 만든 고기 민주화가 한 점 안에 담긴 이야기야. 비계 한 겹, 살코기 한 겹, 그리고 마이야르 반응의 향기. 그 조합이 오늘도 불판 위에서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있어.

 

아, 근데 생각하기 전에 뒤집어야 해. 타고 있잖아 🔥

 

너희가 제일 좋아하는 삼겹살 먹는 방법이나 스타일은 뭐야? 댓글로 알려줘! 쫀쿠는 오늘도 삼겹살에 쌈 싸 먹을지 그냥 먹을지 고민 중 🐷✨ 다음 모험에서 또 만나! 📚✨

 

오늘도 쫀쿠는 맛있는 모험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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