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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죽한그릇5

[세계의 죽 한그릇 · 4편] 🍚 리조토는 죽이 아니라고요? — 쌀·육수·버터·치즈가 만든 이탈리아식 고급 포리지 [세계의 죽 한그릇 · 4편] 🍚 리조토는 죽이 아니라고요? — 쌀·육수·버터·치즈가 만든 이탈리아식 고급 포리지 이탈리아 사람한테 "리조토가 죽이랑 비슷한 거 아니에요?"라고 물어보면, 아마 포크를 내려놓고 진지하게 정색할 거야. 밀라노 사람이라면 특히 더. 그런데 냉정하게 따져보면, 리조토는 죽의 3대 조건을 다 갖추고 있어. 곡물 + 물(육수) + 열 + 시간 — 이걸로 만드는 음식은 인류학적으로 전부 포리지 계보야. 단지 마지막 순간에 버터랑 파르미지아노를 집어넣고 유화(乳化)시켰을 뿐이지. 그래서 오늘의 질문은 이거야."리조토는 과연 죽일까, 아닐까 — 그리고 이탈리아는 어떻게 죽을 고급 요리로 둔갑시켰을까?" 이 시리즈를 쭉 따라온 사람이라면 이미 눈치챘을 거야. 한국 죽은 돌봄의 그릇이었고.. 2026. 8. 13.
[세계의 죽 한그릇 · 3편] 🍚 일본의 죽 — 아프기 전에 먹는 오카유, 온도와 정성으로 완성되는 회복의 의식 [세계의 죽 한그릇 · 3편] 🍚 일본의 죽 — 아프기 전에 먹는 오카유, 온도와 정성으로 완성되는 회복의 의식 있잖아, 일본 사람들이 아플 때 오카유 끓이는 걸 한번 상상해봐. 그냥 쌀에 물만 붓는 게 아니야. 다시마와 가쓰오부시로 먼저 다시(だし) 육수를 내고, 거기에 쌀을 넣고 뚜껑을 살짝 열어 약불에서 20~30분 뭉근하게 끓여. 완성되면 그릇을 미리 따뜻하게 데워두고, 거기에 담아. 위에는 우메보시(매실장아찌) 한 알, 또는 달걀을 살짝 풀어 올려. 먹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 온도까지 계산해서.한국에서 엄마가 아픈 아이한테 죽 끓여주는 것도 정성이지만, 일본의 그 정성은 결이 조금 달라. 어디까지 섬세하게 배려할 수 있느냐를 죽 한 그릇 안에서 다 풀어내는 느낌.. 2026. 8. 11.
[세계의 죽 한그릇 · 2편] 중국의 죽 — 쌀알이 사라져야 완성되는 광둥식 콘지의 세계 [세계의 죽 한그릇 · 2편] 중국의 죽 — 쌀알이 사라져야 완성되는 광둥식 콘지의 세계 있잖아, 아침 6시에 홍콩에 도착한다고 상상해봐.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버스 안, 창밖으로 이미 불 켜진 가게들이 보여. 그 중에 유독 많은 게 죽집이야. 문 열자마자 줄 서 있는 사람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뚝배기, 테이블마다 올려진 유탸오(油條 · 기름에 튀긴 밀가루 막대)가 그려지는 장면. 홍콩에서는 이게 아침 출근길 풍경이야.한국이라면 아침에 죽을 먹는 사람은 "몸 어디 안 좋아?" 소리를 듣겠지만, 광둥 문화권에선 정반대야. 죽은 가장 일상적인 아침 식사야. 아픈 사람만 먹는 게 아니라, 멀쩡한 회사원도, 친구들도, 가족도 — 아침에 죽집에 가는 게 그냥 밥 먹으러 가는 거야. 오늘은 그 풍경 안으로.. 2026. 8. 9.
 [세계의 죽 한그릇 · 1편] 🍚 한국의 죽 — 전복죽·흑임자죽·팥죽이 병자식에서 보양식이 되기까지 [세계의 죽 한그릇 · 1편] 🍚 한국의 죽 — 전복죽·흑임자죽·팥죽이 병자식에서 보양식이 되기까지 있잖아, 어릴 때 아프면 꼭 엄마가 죽 끓여줬잖아. 열이 나거나 배탈이 나면 흰죽 한 그릇. 냄새가 별로 없어서 속이 메스꺼울 때도 넘길 수 있었고, 따뜻해서 몸이 풀리는 느낌이 있었어. 그게 한국 사람들이 죽을 기억하는 방식이야 — 아픔의 기억. 그런데 지금 죽 얘기를 해보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어.전복죽 한 그릇에 만 원 넘고, 흑임자죽은 프리미엄 한식당 코스 메뉴에 올라가 있고, 팥죽 카페가 생겼어. 죽 프랜차이즈가 전국에 퍼졌고, 편의점엔 즉석죽 컵이 줄지어 있어. 아픈 사람만 먹던 그 음식이, 어느새 **"건강하니까 먹는 보양식"**이 됐거든. 뭐가 바뀐 걸까? 오늘은 그 질문을 쫓아가 볼.. 2026. 8. 7.
[세계의 죽 한그릇 · 프롤로그] 🍚 죽이란 무엇인가 — 인류가 불을 얻고 나서 제일 먼저 끓인 것 [세계의 죽 한그릇 · 프롤로그] 🍚 죽이란 무엇인가 — 인류가 불을 얻고 나서 제일 먼저 끓인 것 있잖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가 뭔지 알아? 피라미드가 아니야. 파스타도, 빵도 아니야. 정답은 죽이야. 3만 2천 년 전, 이탈리아의 그라베티안 문화 사람들이 야생 귀리를 돌 절구에 갈아 가루로 만든 흔적이 고고학 발굴에서 나왔는데, 학자들은 이 가루가 죽이나 빵을 만드는 데 쓰였을 거라고 봐. 이스트도 없고, 오븐도 없고, 레시피 북도 없는 시대에 — 그래도 만들 수 있었던 게 죽이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죽을 끓이고 있어. 홍콩의 이른 아침 식당에서는 쌀죽(粥)이 보글보글 끓고, 스코틀랜드의 할머니 집 부엌에서는 오트밀 포리지가 익어가고 있고, 서울 어느 집.. 2026.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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