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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쿠의빵팡빵7

52% vs 80% — 같은 밀, 같은 올리브유가 이탈리아에서 두 개의 다른 빵을 만든 이유 52% vs 80% — 같은 밀, 같은 올리브유가 이탈리아에서 두 개의 다른 빵을 만든 이유있잖아. 이탈리아 레스토랑 테이블을 상상해봐. 유리잔에 꽂힌 그리시니 하나를 집어 딱 소리와 함께 부러뜨리는 순간, 옆에는 샌드위치용으로 갈라진 치아바타가 올리브유를 흠뻑 머금고 있어. 쫀쿠의 호기심: "같은 이탈리아 밀가루, 같은 올리브유인데 왜 이렇게 완전히 다른 빵이 됐지?" 같은 테이블, 같은 밀가루, 같은 올리브유. 그런데 식감도, 구조도, 모양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싶어. 그 이유는 재료가 아니라 물의 양이야. 그리고 그 물의 양을 결정한 건 레시피가 아니라 시대와 필요였어.수화율 — 이탈리아 빵 다양성을 읽는 언어제빵에서 수화율은 밀가루 양 대비 물의 비율을 말해. 밀가루 100g에 물 52g을 넣.. 2026. 8. 26.
그리시니(Grissini) — 왕자의 소화불량이 낳은 빵, 나폴레옹을 사로잡다 그리시니(Grissini) — 왕자의 소화불량이 낳은 빵, 나폴레옹을 사로잡다있잖아. 이탈리안 레스토랑 자리에 앉으면 메뉴판보다 먼저 오는 게 있어. 유리잔이나 종이 슬리브에 꽂혀 있는 가느다란 황금빛 막대기. 집으면 딱 소리와 함께 부러지고, 소스 하나 없이 그냥 씹어도 고소하지. 그게 그리시니야.쫀쿠의 호기심: "이 얇은 빵, 왜 이렇게 바삭해요?" 근데 이 빵, 사실은 "빵을 못 먹는 사람"을 위해 태어난 역설의 음식이라는 거 알아?그리시니 이전 — 속살이 문제였던 빵17세기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에서는 다들 게르사(ghersa)라는 길쭉한 빵을 먹었어. 겉은 바삭해도 속살은 두툼하고 촉촉했는데, 당시 위생 환경에서 이 축축한 속살이 문제였어. 소화가 약한 사람한테는 이게 그냥 독이 될 수도 있었거.. 2026. 8. 20.
브로트제이트 심화편_나무 도마 vs 3단 트레이 — 쉬는 시간에 무엇을 먹느냐가 계급을 말해준다 브로트제이트 심화편_나무 도마 vs 3단 트레이 — 쉬는 시간에 무엇을 먹느냐가 계급을 말해준다 있잖아. 두 개의 상차림을 상상해볼래? 하나는 울퉁불퉁한 나무 도마 위에 덩어리째 놓인 치즈, 손으로 뜯어낸 호밀빵, 구석에 무심히 기댄 무 절임. 옆에는 뚜껑도 없이 콸콸 따라진 맥주 한 잔.다른 하나는 은색 봉에 3단으로 쌓인 트레이. 맨 아래는 테두리를 잘라낸 핑거 샌드위치, 중간은 클로티드 크림을 올린 스콘, 맨 위는 앙증맞은 케이크. 찻잔은 받침 위에, 냅킨은 무릎 위에. 쫀쿠의 호기심: "둘 다 차가운 음식인데, 어쩜 이렇게 다르게 생겼지?" 같은 "차가운 상차림"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사실 음식의 차이가 아니라, 그 음식이 누구를 위해, 어디서, 왜 만들어졌는가의 차이야. 오늘은 독일·영국·오.. 2026. 8. 17.
브로트제이트(Brotzeit) — "빵 시간"이라는 이름의 식사, 법이 만든 독일의 안주 문화 브로트제이트(Brotzeit) — "빵 시간"이라는 이름의 식사, 법이 만든 독일의 안주 문화있잖아, 독일에는 "빵 시간"이라는 이름의 식사가 따로 있다는 거 알아? 지난 이야기 브로트쿨투어(Brotkultur)에서 잠깐 언급했던 거 기억나? 밥 먹는 시간이 아니라 진짜로 Brotzeit(브로트제이트)라는 단어 자체가 하나의 식사 이름이야. 직역하면 그냥 "빵의 시간"인데, 이 말을 들으면 독일 사람들은 다들 똑같은 이미지를 떠올린대 — 냉육이랑 치즈, 피클, 프레첼이 올라간 나무 도마 하나. 쫀쿠의 호기심: "빵 시간이 뭐예요? 그냥 빵 먹는 시간 아니에요?"원래 바이에른에서 시작된 표현인데, 지금은 독일 전역에서 통용돼. 아침과 점심 사이 "두 번째 아침식사"로도, 노동 중간의 새참으로도, 저녁 맥.. 2026. 8. 15.
파니니(Panini) — 작은 빵 하나가 밀라노 청춘을 먹여 살리고, 세계 카페를 점령하기까지 파니니(Panini) — 작은 빵 하나가 밀라노 청춘을 먹여 살리고, 세계 카페를 점령하기까지 있잖아, 이탈리아어에서 가장 많이 오해받는 단어 중 하나가 파니니야. 전 세계 카페 메뉴판에 Panini라고 적혀 있는데, 이탈리아어 문법으로는 panino가 단수고 panini가 복수야. 하나를 주문하고 싶으면 panino라고 해야 해. 작은 빵, pane(빵) + -ino(작은 것을 뜻하는 접미사). 그러니까 우리가 매일 카페에서 주문하는 그것의 진짜 이름은 파니노 — "작은 빵" 하나. 다만 영어권에서는 오랫동안 panini라는 형태가 관용적으로 단수처럼 굳어져 버려서, 지금은 그것대로 하나의 정착된 표현이 됐어. 그런데 그 작은 빵 하나에 꽤 큰 이야기가 들어있어.파니노의 뿌리 — 옛 요리책부터 밀라노 .. 2026. 8. 10.
프랑스 빵 완전정복, 밀가루 반죽 하나가 만드는 수십 가지 세계 프랑스 빵 완전정복, 밀가루 반죽 하나가 만드는 수십 가지 세계 바게트 편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잖아. 1993년 데크레 팽(빵 법령)으로 전통 바게트가 정의됐고, 2022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됐다고. 근데 그 글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 안 들었어? "잠깐, 프랑스 빵집에 바게트만 있는 게 아닌데 — 저 갈색 둥근 빵은 뭐야? 검은 빵은? 저 귀가 여러 개 달린 빵은?" 하고. 오늘은 그 질문에 통째로 답해줄게. 기준부터 잡자: 프랑스 빵을 가르는 세 가지 축첫 번째 축은 발효 방법이야. 상업용 이스트로 빠르게 발효하는 방식이 있고, 천연 발효종인 르뱅(levain)으로 느리게 발효하는 방식이 있어. 르뱅은 밀가루와 물만으로 공기 중의 야생 효모와 유산균을 잡아 키운 발효종이야. 르뱅 빵은 산미가 있고 .. 2026.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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