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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 스튜, 감자 한 알에 담긴 750년의 이야기 아이리시 스튜, 감자 한 알에 담긴 750년의 이야기있잖아, 이안박에서 보이콧(boycott) 이야기 읽었어? 1880년 아일랜드, 찰스 보이콧 대위라는 영국인 토지관리인이 소작농들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다가, 마을 사람들이 그를 완전히 무시하고 거래를 끊어버린 그 사건. 이 사건 하나가 영어에 boycott이라는 단어를 남겼지. 근데 오늘 쫀쿠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보이콧이 왜 그 시점에 그 장소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냐는 거야. 아일랜드 소작농들이 왜 그렇게 지쳐있었는지, 왜 감자 하나에 목숨을 걸어야 했는지. 그리고 그 감자로 끓인 스튜 한 그릇이 어떻게 아일랜드 민족 전체의 상징이 됐는지. 음식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꽤 긴 여행을 하게 될 것 같아. 너무 무겁지 않게 가보자. 🥔🗺️ 감자는 어.. 2026. 6. 27.
쫀쿠의 밥상 이야기 10_ 김장, 겨울이 오기 전 우리가 함께 해온 것 쫀쿠의 밥상 이야기 10_ 김장, 겨울이 오기 전 우리가 함께 해온 것있잖아, 입동이 지나고 아침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는 날 — 어릴 때 코끝에 퍼지던 그 냄새 기억해? 배추 절이는 소금 냄새, 빨간 고춧가루 냄새, 뜨거운 쌀풀 냄새. 거기다 마당 한켠에 쪼그려 앉은 어른들 손이 빨갛게 물들어 있고, 아이들은 그 주변을 뱅뱅 돌면서 갓 버무린 배추 속을 몰래 집어먹던 기억. 그게 김장이었어. 오늘은 그 김장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역사도, 과학도, 제주도 이야기도, 그리고 딤채가 바꿔놓은 것들도.📜 김장의 역사 — 780년 전 기록부터김장이 언제부터 시작됐냐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기록은 있어. 1241년,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가 쓴 시집 《동국이상국집》에 이런 구절이 있어. "무를 소금에 절여서 .. 2026. 6. 26.
소금빵, 화폐였던 그 맛이 빵 한 조각에 녹아든 이유 소금빵, 화폐였던 그 맛이 빵 한 조각에 녹아든 이유있잖아, 이안박에서 Salary(월급) 의 어원을 읽었어? 라틴어 sal(소금) → salarium(소금 수당) → 영어 salary. 소금이 그냥 조미료가 아니라 돈이었던 시절의 흔적이 지금 우리 월급날에도 살아있다는 이야기. 오늘 쫀쿠에서는 그 소금 이야기를 빵 한 조각으로 끌어와볼게. 우리가 카페에서 스윽 집어드는 소금빵 — 그 빵 위에 얹힌 굵은 소금 알갱이 몇 개에는 생각보다 훨씬 긴 역사가 녹아있거든.🏛️ 소금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절고대 로마에 Via Salaria(비아 살라리아), 직역하면 소금 길이 있었어. 로마에서 아드리아해 해안까지 이어지는,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도로 중 하나야. 원래는 아페닌 산맥 동쪽의 사비니(Sabini)족이 .. 2026. 6. 25.
Lox, 너 훈제 아니었어?! 소금과 연기, 냉장고 이전 시대의 연어 이야기 Lox, 너 훈제 아니었어?! 소금과 연기, 냉장고 이전 시대의 연어 이야기솔직히 말해봐. 카페 브런치 메뉴에서 "스모크 샐먼 베이글" 시켜놓고 위에 올려진 분홍빛 연어를 보면서 "아, 이게 훈제구나!" 했지? 나도 그랬거든. 근데 잠깐, 그거 훈제가 아닐 수도 있어. 심지어 우리가 "Lox"라고 부르는 그것, 전통적으로는 불 근처에 1초도 간 적이 없는 연어야. 오늘은 냉장고가 없던 시절, 사람들이 연어를 어떻게 살렸는지, 그리고 소금이랑 연기가 각자 어떤 방식으로 연어를 지켜줬는지 이야기해볼게. 스포일러: 과학이 꽤 재밌어.🧂 Lox의 탄생 — 스칸디나비아 바닷가에서 뉴욕 하원가까지Lox의 여정은 뉴욕이 아니라 19세기 스칸디나비아 바닷가에서 시작돼. 냉장고도, 아이스박스도 변변찮던 시절, 노르웨이.. 2026. 6. 25.
피낭시에, 수녀가 만들고 금융가가 먹게 된 금괴 한 조각 피낭시에, 수녀가 만들고 금융가가 먹게 된 금괴 한 조각있잖아. 이안박의 브랜드서가에서 올라온 banca rotta 이야기가 있어. 이탈리아 환전상들이 돈을 못 갚으면 벤치가 깨졌고, 그게 영어 bankrupt, 우리말 파산이 됐다는 이야기. 오늘은 그 금융의 세계에서 탄생한 디저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맞아. 케이크에도 금융 역사가 있어. 심지어 이름이 **"금융가(financier)"**야. 파산한 벤치 옆에서 금괴가 구워지고 있었던 거야. 😄✝️ 처음엔 수녀님이 만들었어이야기는 17세기 프랑스 로렌(Lorraine) 지방에서 시작돼. 1610년,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와 성녀 잔 드 샹탈이 비지탕딘(Visitandine) 수녀회를 창설해. 이 수녀회는 수도원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 봉쇄 수도회였.. 2026. 6. 24.
쫀쿠의 밥상 이야기 9— 배추, 너는 언제부터 속이 찼니 쫀쿠의 밥상 이야기 9 — 배추, 너는 언제부터 속이 찼니올봄 식탁에 심상치 않은 채소가 깔렸어. 유튜브, 인스타그램, 방송 여기저기서 갑자기 봄동 겉절이가 등장했어. "고기보다 맛있네요", "설탕보다 달다", "이게 배추라고?" — 반응들이 심상치 않아. 근데 봄동이 뭔지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어. 봄동은 특별한 품종이 아니야. 그냥 일반 결구배추야. 단지 겨울 추위 속에 노지(露地)에서 자라다 보니 속이 꽉 차지 못하고 잎이 납작하게 땅 쪽으로 퍼진 것뿐이야. 우리가 김장에 쓰는 그 배추가, 다른 환경에서 자라면 봄동이 되는 거지. 그리고 여기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돼. 지금 우리가 "배추"라고 당연하게 부르는 그 꽉 찬 속 — 사실 그게 우리나라에 자리 잡은 건 100년도 채 안 됐어. 조상들이.. 2026.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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