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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여는 세상44

🍶 간장 시리즈 1편 — 간을 보다: 맛의 기준이 된 액체_세계의 소스 7편 🍶 간장 시리즈 1편 — 간을 보다: 맛의 기준이 된 액체_세계의 소스 7편 있잖아, 한국어에 재밌는 표현이 있어. "간을 봐야 해." 요리할 때 누구나 쓰는 말이야. 그런데 여기서 "간"이 뭔지 생각해본 적 있어? 사전에는 "음식의 짠맛이나 싱거운 정도"라고 나와. 그러니까 간을 본다는 건 맛의 기준선을 확인하는 행위야.간은 음식의 짠맛과 양념 정도를 뜻하는 한국어 고유어야. 정확히 어떤 한자에서 왔는지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오랫동안 이 단어가 발효 장류의 사용과 함께 굳어져왔다는 건 분명해. 간장은 어쩌면 "맛의 기준"이라는 뜻의 간과, 발효 장을 뜻하는 장(醬)이 만난 말일지도 몰라. 수백 년 동안 조선의 부엌에서 짠맛의 기준은 소금 그 자체가 아니라 발효된 콩이 만들어낸 액체였어. 매일 아.. 2026. 8. 14.
차이나타운 시리즈 5편 — 하이난에는 없는 하이난 치킨라이스: 중국인도 말레이인도 아닌 사람들이 만든 음식 차이나타운 시리즈 5편 — 하이난에는 없는 하이난 치킨라이스: 중국인도 말레이인도 아닌 사람들이 만든 음식 있잖아, 말레이어에 이런 표현이 있어. "Orang Cina bukan Cina" — "중국인인데 중국인이 아닌 사람."싱가포르 편을 시작하면서 이 문장부터 꺼내는 이유가 있어. 지금까지 샌프란시스코·요코하마·나가사키·인천, 네 도시를 거쳐왔잖아. 전부 "이주민이 현지인에게 자기 음식을 팔았다"는 이야기였어. 그런데 싱가포르는 달라. 여기선 이주민이 현지인과 결혼했고, 그 결과 아예 새로운 정체성이 생겼어. 중국인도 아니고 말레이인도 아닌, 그 둘 사이 어딘가. 오늘은 그 사람들 이야기야.페라나칸은 언제 시작됐을까 — 1819년이 아니다싱가포르 이야기를 하면 보통 1819년 래플스의 개항부터 시작하.. 2026. 8. 13.
스위트 칠리소스: "남 찜 까이", 닭 찍어 먹는 소스가 전 세계 식탁을 점령한 이야기_세계의 소스 6편 스위트 칠리소스: "남 찜 까이", 닭 찍어 먹는 소스가 전 세계 식탁을 점령한 이야기_세계의 소스 6편 있잖아, 쌀국수 집 테이블에서 방금 해선장 이야기를 했잖아. 그 옆에 빨간 소스가 하나 더 있어. 짙은 빨강, 걸쭉하고 달콤하고, 먹으면 매운데 중독적으로 계속 손이 가는 그거. 해선장이 "광동 이민자들이 베트남에 심어준 소스"라면, 이 빨간 소스는 태국에서 태어나서 세계를 먹어버린 소스야. 스위트 칠리소스(Sweet Chili Sauce). 태국어 원래 이름은 남 찜 까이(น้ำจิ้มไก่), 직역하면 "닭 찍어 먹는 소스"야. 이름이 정직하지. 근데 지금은 닭만 찍어 먹는 게 아니야. 생선까지, 튀김까지, 스프링롤까지, 심지어 삼겹살까지 다 찍어 먹거든. 오늘은 그 소박한 태국 닭집 소스가 .. 2026. 8. 12.
차이나타운 시리즈 4편 — 한국 인천: 짜장면이 15원에서 8,000원이 되기까지 차이나타운 시리즈 4편 — 한국 인천: 짜장면이 15원에서 8,000원이 되기까지 있잖아,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은 사람이 먹어온 '외식'이 뭔지 알아? 짜장면이야.배달 음식의 역사도 짜장면이 먼저였어. 졸업식엔 짜장면, 이삿날엔 짜장면, 용돈 받은 날 처음 외식도 짜장면이었어.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짜장면 가격이 뉴스에 나오기 시작했어. "짜장면이 또 올랐다"는 기사가 나오면 "아, 물가가 올랐구나"가 되는 나라, 그게 한국이야. 오늘은 그 이야기야. 1883년 인천항 개항부터 산동 음식의 정체성, 화교 청요리집의 흥망, 춘장의 탄생, 삼총사의 계보, 그리고 짜장면이 어떻게 대한민국 물가 바로미터가 됐는지까지.1883년 인천, 산동 사람들이 황해를 건넜다1883년 인천항이 개항했어. 청나라 조.. 2026. 8. 11.
해선장(海鮮醬): "해산물 소스"인데 해산물이 없어, 이름이 거짓말하는 광동의 만능 소스_세계의소스_5 해선장(海鮮醬): "해산물 소스"인데 해산물이 없어, 이름이 거짓말하는 광동의 만능 소스_세계의소스_5 있잖아, 오늘 이야기는 이름 하나에서 시작해. 해선장(海鮮醬). 한자를 풀면 "바다 해(海), 신선할 선(鮮), 장 장(醬)". 그러니까 직역하면 **"해산물 소스"**야. 그런데 뒤집어서 성분표를 보면? 콩, 전분, 마늘, 고추, 설탕, 식초. 해산물이 한 조각도 없어. 굴소스는 굴이 들어가고, 두반장은 잠두(콩)가 들어가고, 우스터소스는 앤초비가 들어가. 그런데 해선장은 이름에 "해산물"을 달고 다니면서 정작 해산물은 1도 안 들어 있어. 이건 오해야?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이름의 미스터리 — 왜 해산물이 없는데 해산물 소스야? 해선장의 광동어 발음은 **"호이신(Hoisin)"**이.. 2026. 8. 10.
차이나타운 시리즈 3편 — 나가사키, 짬뽕의 고향이 일본이라고? (125년 전 한 복건성 청년의 주방에서 시작된 이야기) 차이나타운 시리즈 3편 — 나가사키, 짬뽕의 고향이 일본이라고? (125년 전 한 복건성 청년의 주방에서 시작된 이야기) 있잖아, 오늘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짬뽕은 중국 음식이 아니야?"아니야. 적어도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 형태의 짬뽕은, 중국이 아닌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났어. 1899년, 복건성에서 건너온 화교 청년 한 명이 가난한 유학생들 밥 한 끼 먹이려다 만든 요리가 지금은 한·중·일 세 나라 밥상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점령해버렸거든.그런데 이 짬뽕이라는 음식, 일본에서는 끝내 나가사키를 벗어나지 못했어. 라멘처럼 전국구가 되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어. 오늘은 그 이야기야.1899년 나가사키, 진평순의 주방때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이 막 바깥 세상을 향해 문을 연 시대였.. 2026.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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