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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펜트리46

감자 — 안데스 산맥의 황금 덩이줄기가 조선 산골에 닿기까지 감자 — 안데스 산맥의 황금 덩이줄기가 조선 산골에 닿기까지있잖아, 오늘 뭐 먹었어? 아침에 계란 후라이 하나 올린 토스트? 점심엔 국밥에 깍두기? 저녁엔 된장찌개? 어디선가 감자가 한 조각은 들어갔을 거야. 된장찌개 속에 투박하게 썰어 넣은 그 감자, 편의점 주먹밥 옆에 놓인 감자칩, 분식집 떡볶이 냄비 귀퉁이에 슬쩍 들어간 감자 —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감자를 먹고 있는데 정작 이 덩이줄기의 기원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 지금 이 계절, 강원도에서는 갓 캐낸 감자로 만든 옹심이가 모락모락 김을 내뿜고 있고, 유럽에서는 같은 재료로 뇨끼를 반죽하고 있고, 페루에서는 5,000년 전부터 내려온 방식으로 카우사를 빚고 있어. 같은 감자, 다른 세계. 오늘은 그 긴 여정을 따라가 보자.?.. 2026. 7. 20.
마요네즈 — 전쟁터에서 태어났고, 달걀 노른자가 기름과 화해한 날 마요네즈 — 전쟁터에서 태어났고, 달걀 노른자가 기름과 화해한 날있잖아, 냉장고 문 안쪽을 열어보면 거의 모든 집에 있는 거 있잖아. 흰색, 살짝 노르스름한, 새콤하고 고소한 냄새. 마요네즈.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소스야.근데 이 평범한 흰 소스 하나에 7년전쟁이 있고, 지중해 작은 섬이 있고, 일본의 100년 레시피가 있고, 한국 오뚜기의 1972년이 있다니까.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게.🏖️ 이름부터가 논쟁이야 — 마요네즈는 어디서 왔을까마요네즈(mayonnaise)라는 이름 하나를 두고 유럽 학자들이 지금도 티격태격하고 있어. 유력한 설만 세 가지거든. 설 1 — 마온설(가장 유력). 1756년, 유럽을 뒤흔든 7년전쟁이 막 시작됐을 무렵. 프랑스군이 지중해 스페인령 메노르.. 2026. 7. 19.
빵이 먼저일까, 맥주가 먼저일까 — 효모·식초·콤부차, 발효가 문명을 바꾼 이야기 빵이 먼저일까, 맥주가 먼저일까 — 효모·식초·콤부차, 발효가 문명을 바꾼 이야기있잖아, 지난 편(젖산 발효)이 '보존'의 이야기였다면, 오늘은 '변환'의 이야기야. 효모(yeast)가 당을 먹고 알코올을 만들고, 초산균(Acetobacter)이 그 알코올을 다시 식초로 바꿔. 이 두 단계 발효 릴레이가 인류에게 맥주·와인·빵·식초·콤부차를 선물했어. 그리고 그 시작에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하나 있어. 🍞🍺🧫 먼저 정리하고 갈게 — 발효·효모·효소, 뭐가 다를까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헷갈리기 쉬운 세 단어부터 정리하자.**발효(fermentation)**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해서 알코올·산·기체 같은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현상'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야. **효모(yeast)**.. 2026. 7. 15.
유채, 꽃으로 보기 전에 먼저 맛봐야 하는 이유 — 제주 사람들이 혼자 알고 있던 봄나물의 진짜 이야기 유채, 꽃으로 보기 전에 먼저 맛봐야 하는 이유 — 제주 사람들이 혼자 알고 있던 봄나물의 진짜 이야기있잖아, 봄마다 제주에 유채꽃 보러 가는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 그 예쁜 노란 꽃밭에서 사진 찍고, 인스타에 올리고, 감탄하고 떠나는 거 다 좋아. 근데 정작 그 꽃이 밥상에 올라온다는 건 알고 있어? 꽃을 먹는다고? 그것도 김치로? 나물로?제주 사람들은 그냥 알아. 그 노란 꽃이 뜨는 계절보다 조금 더 일찍, 꽃대가 올라오기 직전에 잎과 줄기를 딴다는 거. 그게 봄의 첫 번째 밥상이었다는 거. 오늘 쫀쿠는 유채를 먹는 이야기를 해볼 거야. 경관 자원도, 카놀라유도 아닌, 진짜 먹는 이야기.제주 사람들이 유채를 부르는 이름들제주에서 유채는 여러 이름으로 불려. 지름나물, 겨울초, 평지나물, 동지나물... 2026. 7. 13.
냉장고 없이 살아남았다 — 청어·치즈·소금이 유럽을 먹여 살린 이야기 냉장고 없이 살아남았다 — 청어·치즈·소금이 유럽을 먹여 살린 이야기있잖아, 오늘날 냉장고는 그냥 가전이 아니라 '생존 인프라'잖아. 근데 냉장고가 일반 가정에 보급된 게 불과 1920~1930년대야. 100년도 안 됐어. 그 이전 수천 년간 인류는 미생물·소금·시간, 이 세 가지만으로 식량을 지켰어. 유럽 문명, 특히 중세 유럽의 식탁은 사실상 발효의 역사였고, 그 중심에 청어와 치즈가 있어. 오늘은 그 이야기야. 🧀🐟 청어 — 북해가 유럽을 먹여 살린 방식중세 유럽 기독교 달력에는 연간 150~170일의 금식일이 있었어. 부활절 전 사순절, 매주 금요일, 각종 성인 축일까지. 육류 대신 먹을 단백질이 필요했고, 그 답이 청어였어. 북해와 발트해에서 가을마다 대량으로 회유하는 대서양 청어는 유럽 역.. 2026. 7. 12.
낫토는 끈적이는데 된장은 왜 안 그럴까 — 같은 콩, 다른 미생물의 세계 낫토는 끈적이는데 된장은 왜 안 그럴까 — 같은 콩, 다른 미생물의 세계있잖아, 낫토 한 팩 열어서 젓가락으로 휘저으면 실이 쭉쭉 늘어나잖아. 근데 우리 엄마가 끓여주는 된장찌개 속 된장은 그냥 구수하고 묵직하게 녹아있어. 둘 다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그 답이 정말 흥미로워. 콩이라는 같은 재료가 어떤 미생물을 만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음식이 태어나는 거거든. 오늘은 그 미생물들의 세계로 들어가 볼게. 🦠🫘 콩, 최고의 발효 재료먼저 콩이 왜 발효 재료로 사랑받는지부터 짚고 가자. 대두는 건조 중량 기준 약 36~40%가 단백질일 정도로 자연계 최고의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이야. 그런데 날콩을 그냥 먹으면 소화 흡수율이 낮아. 콩 속의 트립신 억제제라는 물질이 단백질 소화 효.. 2026.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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