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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쿠의 맛있는 디저트

달고나 — 설탕과 소다가 만든 작은 폭발, 부산에서 세계로

by myinfo29053 2026.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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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고나 — 설탕과 소다가 만든 작은 폭발, 부산에서 세계로

 


있잖아, 솜사탕 편에서 설탕을 녹여 실을 뽑는 이야기를 했잖아. 그 설탕, 이번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폭발해. 실이 아니라 거품을 만들어. 조용히 부풀어 오르다가, 식으면 바삭하게 굳는, 그 달콤하고 약간 쓴 황금빛 원반.

 

달고나야.

솜사탕 vs 달고나 — 설탕의 두 가지 변신

그런데 달고나가 부산항에서 시작됐다는 걸 알아? 거기에 6·25 전쟁, 원조 설탕, 포도당 블록, 그리고 오징어 게임이라는 넷플릭스 드라마까지 — 이 얇고 납작한 사탕 안에 담긴 이야기가 생각보다 훨씬 두껍거든. 그리고 같은 재료를 들고 대한해협 건너에서 완전히 다른 모양을 만들어낸 나라가 있어. 일본의 카루메야키(カルメ焼き). 오늘은 두 사촌의 이야기를 같이 풀어볼게.

거품의 화학 — 소다가 설탕에게 한 일

달고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딱 한 가지 과학만 짚고 가자. 이게 나머지를 다 이해하는 열쇠거든.

 

설탕에 열을 가하면 어떻게 될까? 고온이 되면 설탕(자당, 수크로스)이 내부 수분을 내뿜으면서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기 시작해. 계속 가열하면 분자 결합이 변하면서 캐러멜이 만들어지고, 겉이 갈색으로 변하고 독특한 향이 나. 이건 솜사탕 편에서도 살짝 다뤘던 캐러멜화야.

 

그런데 여기에 **베이킹 소다(탄산수소나트륨)**를 넣으면 전혀 다른 일이 벌어져. 베이킹 소다는 약알칼리성이야. 캐러멜이라는 약산성 환경과 만나고 열까지 받으면, 탄산수소나트륨이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를 폭발적으로 방출해.

 

이 이산화탄소가 갈 곳이 없으니 — 캐러멜 속에 기포를 만들어. 수많은 작은 방들이 생기면서 설탕이 부풀어 오르는 거야. 이 상태로 식히면? 기포가 갇힌 채 굳어버려. 단면을 잘라보면 마치 벌집처럼 수많은 작은 구멍이 뚫려 있어. 그래서 영국에서는 이 과자를 허니콤 토피(Honeycomb Toffee), 즉 벌집 사탕이라고 불러.

거품의 마법 — 소다가 설탕에게 한 일

(참고로 이 베이킹 소다라는 물질 자체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 오십보의 [일상다반사] 두통약이 식탁과 욕실을 정복하기까지 — 소다 이야기도 함께 읽어보면 좋아. 같은 소다인데 여기선 디저트를 부풀리고, 거기선 세제와 프레첼과 두통약까지 만들거든.)

 

소다의 양이 핵심이야. 너무 많이 넣으면 지나치게 부풀어 오르고 쓴맛이 강해지고, 너무 적으면 모양 내기도 전에 빠르게 굳어버려. 달고나 장인들이 손끝으로 소다 양을 조절하는 건 과학이 아니라 예술의 영역이야.

달고나 — 이름부터 뜯어봐야 해

'달고나'라는 이름, 뭔가 달콤한 의성어처럼 들리잖아. 근데 이 이름에는 꽤 재미있는 탄생 비화가 있어.

 

원래 달고나와 지금 우리가 아는 달고나는 서로 다른 물건이었어. 진짜 '달고나'의 원조는 포도당 블록이었어. 색색깔의 주사위만 한 포도당 덩어리를 국자에 넣고 연탄불에 녹여 소다를 넣어 부풀린 것. 부산 일대에 퍼진 설화에 따르면, 한 상인이 포도당 덩어리에 열을 가하면 단맛이 더 강해지는 걸 발견하고 **"설탕보다 달구나!"**라는 감탄사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해. 그게 '달고나'야.

 

지금 우리가 아는 납작한 황금빛 원반 — 설탕으로 만든 그것 — 의 원래 이름은 뽑기였어. 틀을 박아 모양을 내고, 망가뜨리지 않고 떼어내면 하나 더 주는 그 게임에서 온 이름. 지역마다 이름도 달랐어. 대구·경북에서는 '포또'·'띠기', 부산·경남에서는 '쪽자'·'뽑기', 전라도 쪽에서도 '띠기' 계열 이름이 쓰였고, 제주에서는 '떼기빵'. 이 이름들의 지도를 그리면 한국 방언 지도가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아.

달고나의 진화 — 뽑기 게임과 옥스퍼드 사전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포도당 달고나가 보관 문제로 시장에서 사라지고, 설탕 뽑기가 '달고나'라는 이름을 흡수해버렸어. 2020년 달고나 커피 열풍과 2021년 오징어 게임으로 '달고나'가 전 세계 공식 이름이 되면서, 2025년에는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에도 새로 추가된 한국어 단어 중 하나로 Dalgona가 등재됐어. 부산 골목의 연탄불에서 태어난 단어가 옥스퍼드 사전까지 간 거야.

6·25 전쟁과 부산항의 달고나

여러 회고와 자료들이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달고나가 처음 등장한 장소는 부산항 인근이었어.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원조 물자가 대거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중에 설탕이 있었어. 전쟁 전 한국에서 설탕은 구하기 어려운 귀한 재료였는데, 전후 원조 물자와 함께 설탕이 더 쉽게 풀리면서 피란민들이 모여 있던 부산의 골목 노점상들이 이 재료로 뭔가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해.

6·25 전쟁과 부산항의 달고나 — 피란민의 골목

 

불에 올린 국자, 녹는 설탕, 그리고 베이킹 소다 한 꼬집. 재료는 그게 다였어. 전쟁 중이었으니까 화려할 필요도 없었어. 오히려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간식이야. 영화관 팝콘이 대공황의 몇 센트짜리 봉지에서 살아남았던 것처럼, 달고나는 전쟁의 부산항에서 태어났어.

 

1960년대를 지나며 달고나는 학교 앞 노점상의 풍경이 됐어. 연탄불 앞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각자 국자를 들고, 소다를 찍어 넣고, 부풀어 오르는 걸 숨죽여 바라보는 장면. 틀로 별을 찍고, 우산을 찍고, 잘 떼어내면 하나 더 주는 그 게임. 가운데 자리는 연탄불이 강해서 금방 타니까 바깥쪽으로 자연스럽게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그 골목 전체가 놀이공간이었어.

 

1970~80년대 전성기에는 학교 앞 문방구에 달고나 자판기까지 등장했어. 동전을 넣으면 설탕이 나오고, 연탄 대신 열선이 쓰이고. 포켓몬 모양 틀에 달고나를 부어 찍어내는 그 기계, 2000년대 초반을 살았다면 기억하지?

달고나 vs 카루메야키 — 같은 재료, 다른 여행

자, 이제 대한해협을 건너볼게.

 

일본에도 달고나와 완전히 같은 재료로 만드는 과자가 있어. 카루메야키(カルメ焼き, 軽目焼). 한국에서는 '일본식 달고나'라고 불러. 근데 이 이름의 어원을 파고들면 훨씬 더 멀리 가야 해.

달고나 vs 카루메야키 — 같은 재료, 다른 여행 (동·서양 비교)

카루메야키의 어원은 포르투갈어 **caramelo(카라멜로)**야. "설탕 과자"라는 뜻이지. 거기에 일본어 '굽다'를 뜻하는 **야키(焼き)**가 붙었어. 카라멜+야키 = 카루메야키. 포르투갈어 단어가 일본어 동사를 만난 혼혈 이름이야.

 

이 과자가 일본에 들어온 건 무로마치 시대 말기에서 에도 시대 초기 사이 어느 즈음,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선교사들이 기독교와 함께 들여온 과자 중 하나였다고 해. 당시 포르투갈 선교사들이 일본에 가져온 서양 과자들이 꽤 많아. 빵(パン, pão에서), 카스텔라(カステラ, pão de Castela에서), 콘페이토(金平糖, confeito에서) — 이 단어들 모두 포르투갈어에서 왔어. 카루메야키도 그 흐름의 일부야. 설탕을 다루는 서양의 기술이 포르투갈 선교사를 통해 규슈·나가사키를 거쳐 일본 거리로 스며든 거야.

 

한국에 달고나가 없던 그 시기에 일본에서는 카루메야키가 이미 마쓰리(祭り, 축제)의 단골 노점 간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어. 일본에서는 지금도 여름 마쓰리나 縁日(엔니치, 사원 축제)에 가면 카루메야키 노점을 종종 볼 수 있어. 일본 사람들에게 카루메야키는 어린 시절 추억의 간식이야.

달고나와 카루메야키, 뭐가 다를까

재료는 거의 같아. 설탕, 물, 베이킹 소다. 근데 만드는 방법이 달라서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져.

 

항목 달고나 (뽑기) 카루메야키

주재료 설탕 + 베이킹 소다 설탕 + 베이킹 소다 (+달걀 흰자)
도구 국자 + 납작한 틀 깊은 냄비형 틀
소다 투입 캐러멜화 후 젓가락으로 찍어 넣음 달걀 흰자에 소다를 섞어 덩어리로 투입
모양 납작한 원반 둥글게 부풀어 오른 돔형
식감 얇고 바삭, 쉽게 부서짐 두껍고 가볍고 스펀지처럼 폭신
황금 갈색 (캐러멜 색) 옅은 갈색~아이보리
놀이 요소 틀을 찍어 떼어내는 뽑기 게임 부풀어 오르는 과정을 보는 것 자체
문화적 상징 전쟁·빈곤·학교 앞 골목 여름 마쓰리·축제·에도 낭만

 

달고나와 카루메야키의 가장 큰 차이는 소다를 어떻게 투입하느냐야. 달고나는 이미 캐러멜이 된 뜨거운 설탕에 소다를 젓가락으로 찍어 넣고 순간적으로 휘저어. 빠른 손이 필요하고, 소다가 퍼지기 전에 국자에서 재빨리 꺼내 납작하게 눌러야 해. 실력과 타이밍의 게임이야.

 

카루메야키는 달걀 흰자에 소다를 미리 섞어 덩어리로 만든 다음, 끓는 설탕 시럽에 통째로 집어넣어. 달걀 흰자가 거품 안정제 역할을 해서 이산화탄소가 훨씬 천천히, 고르게 퍼지거든. 그래서 카루메야키는 냄비 속에서 천천히, 웅장하게 부풀어 올라. 그 팽창하는 모습 자체가 구경거리야. 마쓰리 노점에서 카루메야키 아저씨가 부풀어 오르는 걸 솜씨 좋게 다루는 장면은 그 자체로 퍼포먼스거든.

세계의 사촌들 — 이 과자는 어디에나 있었다

사실 "설탕 + 소다 = 벌집 사탕"이라는 발상은 세계 여러 곳에서 독립적으로 등장했어. 달고나나 카루메야키만의 이야기가 아니야.

영국에서는 허니콤 토피(Honeycomb Toffee) 또는 신더 토피(Cinder Toffee),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는 호키포키(Hokey Pokey), 중국에서는 **펑워탕(蜂窩糖, 벌집 설탕)**이라고 불러. 이름도 다르고, 모양도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원리는 동일해. 캐러멜화된 설탕에 베이킹 소다가 만드는 기포의 마법.

세계의 사촌들 — 같은 마법, 다른 이야기

 

차이는 문화가 거기에 어떤 이야기를 입혔느냐야. 영국의 허니콤 토피는 초콜릿을 씌워 크런치 바가 됐고, 뉴질랜드에서는 아이스크림 토핑이 됐고, 한국에서는 뽑기 게임이 됐고, 일본에서는 마쓰리 퍼포먼스가 됐어. 같은 화학 반응이 문화를 만나 전혀 다른 경험으로 변신한 거야.

오징어 게임이 달고나에게 한 일

2021년 9월 17일, 넷플릭스에 오징어 게임이 공개됐어. 2화에서 참가자들이 달고나를 받아 들고 모양을 떼어내는 장면 — 동그라미, 세모, 별, 우산. 이 장면 하나로 달고나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어.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 — 세계적 현상의 탄생

 

결과는 폭발적이었어. 서울 명동과 홍대의 달고나 체험 가게들에 외국인 관광객 줄이 늘어섰어. 에어비앤비에 달고나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했어. 유럽과 미국의 유튜버들이 달고나 만들기 영상을 올렸고, 해외 유수 매체들도 달고나를 다뤘어. 부산 골목의 연탄불 간식이 글로벌 콘텐츠 IP의 상징이 된 거야.

 

그런데 조금 씁쓸한 이야기도 있어. 오징어 게임 안에서 이 게임의 이름은 **'설탕 뽑기'**였어. 드라마 속 인물들도 '뽑기'라고 불렀어. '달고나'는 원래 포도당으로 만든 다른 과자였고, 설탕 뽑기가 달고나라는 이름을 흡수하게 된 건 꽤 최근의 일이야. 그런데 전 세계가 알게 된 이름은 달고나. 이름의 역사가 콘텐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세계화된 케이스야.

 

그게 꼭 나쁜 건 아니야. 이제 옥스퍼드 사전에 Dalgona가 올랐으니까. 부산 골목 연탄불의 어휘가 세계 공용어가 된 거야.

솜사탕 vs 달고나 — 설탕의 두 가지 변신

솜사탕 편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연결해볼게.

 

솜사탕은 설탕을 원심력으로 뽑아 실을 만들었어. 달고나는 설탕을 열과 소다로 부풀려 거품을 가뒀어. 둘 다 설탕이고, 둘 다 노점 간식이고, 둘 다 어린 시절 추억이야. 그런데 방향이 달라.

 

솜사탕은 사라지는 간식이야. 입에 넣는 순간 녹아버려. 무게가 없어. 남는 게 없어. 바로 그 덧없음이 솜사탕의 매력이야.

 

달고나는 버티는 간식이야. 바삭하게 굳어 있어. 틀로 찍어 모양을 내고, 게임을 만들고, 망가질 때까지 손에 들고 다니는 간식이야. 그래서 달고나에는 시간이 담겨 있어. 해내야 하는 긴장감, 망쳐버렸을 때의 아쉬움, 잘 떼어냈을 때의 성취감.

 

솜사탕이 달콤한 찰나라면, 달고나는 달콤한 도전이야.

마무리 — 국자 하나, 세계 하나

달고나를 만드는 도구를 생각해봐. 쇠 국자 하나, 연탄불 하나, 베이킹 소다 한 꼬집, 그리고 설탕. 그게 전부야. 유럽의 제과사들이 카스텔라를 만들고 마카롱을 만들고 밀푀유를 쌓을 때, 부산의 골목에서는 국자 하나로 세상 제일 단순하면서 제일 날카로운 간식을 만들고 있었어.

 

카루메야키는 포르투갈 선교사가 가져온 설탕 과자 기술이 에도 시대 마쓰리의 낭만으로 피어났어. 달고나는 전쟁 중 원조 설탕이 부산 골목의 연탄불을 만나서 태어났어. 같은 화학 반응이지만, 거기 담긴 역사의 결은 달라.

 

설탕과 소다, 이 단순한 두 재료가 벌집을 만들 줄 아무도 몰랐어. 그 벌집이 한쪽에서는 게임이 되고, 한쪽에서는 축제의 구경거리가 됐어. 그리고 그 국자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결국 옥스퍼드 사전과 넷플릭스를 거쳐 전 세계 아이들에게 닿았어.

 

뽑기 게임이 아니라 — 더 큰 의미에서의 — 진짜 뽑기를 해낸 셈이야.

 

너희는 달고나 모양 뭐 제일 잘 뽑았어? 아니면 늘 태워먹었어? 댓글로 알려줘! 🍬✨

 

오늘도 쫀쿠는 소다 한 꼬집 넣고 맛있는 모험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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