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쫀쿠의 맛있는 디저트

돈두르마, 콘을 뺏는 터키 아이스크림의 과학과 역사_화가 날때도 있지만, 역시 재미있고 맛있는 터키 아이스크림

by myinfo29053 2026. 8. 14.
반응형

돈두르마, 콘을 뺏는 터키 아이스크림의 과학과 역사_화가 날때도 있지만, 역시 재미있고 맛있는 터키 아이스크림


있잖아. 터키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면 아이스크림보다 먼저 막대기가 보여. 행상은 콘을 건네는 듯하다가 빼고, 손님이 잡으려 하면 빙글 돌리고, 다시 내미는 듯하다가 또 가져가. 결국 당황한 관광객이 웃음을 터뜨리면서야 아이스크림을 받는 그 장면, 유튜브에서 한 번쯤 봤을 거야.

쫀쿠의 콘 뺏기 대작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쫀득함의 비밀"

 

이 장난이 가능한 이유는 단순한 손재주가 아니야. 마라슈 돈두르마에는 살렙이라는 난초 덩이줄기 가루가 들어가는데, 이게 아이스크림을 더 조밀하고 끈기 있게 만들고, 여기에 전통적인 두드림과 냉동 과정이 탄성을 더해. 일부 제품에는 매스틱 수지도 들어가. 오늘은 그 쫀득함 뒤에 숨은 난초의 생태, 오스만 겨울 음료, 키오스섬의 매스틱, 그리고 그 문화가 세계로 퍼진 이야기를 해볼게.


 

이름부터: "돈두르마"는 그냥 "아이스크림"이다

돈두르마(dondurma)는 터키어로 '얼린 것', 즉 아이스크림을 뜻하는 일반적인 표현이야. 터키에서는 모든 아이스크림이 돈두르마인 셈이지. 다만 해외 관광 콘텐츠에서 돈두르마라고 하면 대개 카흐라만마라슈(Kahramanmaraş) 지방식 — 살렙을 넣어 단단하고 쫀득하게 만든 마라슈 돈두르마(Maraş Dondurması) — 를 가리켜. 넓은 일반명사와, 그중 지역색이 강한 한 유형을 구분해서 보면 돼. 아랍어권에서는 비슷한 계열의 음식을 부자(Booza, بُوظَة)라고 부르는데, 이건 뒤에서 다시 짚을게.

 

마라슈 돈두르마는 우유(또는 염소젖), 설탕, 살렙을 기본 재료로 쓰고, 일부 전통 레시피에는 매스틱이 더해져. 모든 터키 아이스크림이 살렙·매스틱을 쓰는 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아.


 

살렙: 난초 덩이줄기 가루의 기묘한 역사

살렙(salep)은 난초(Orchis속)의 덩이줄기를 말려 갈아 만든 가루야. 물을 만나면 수분을 붙잡고 부풀어 오르는 성질이 있는 글루코만난 계열의 점질 다당류가 들어 있는데, 곤약에 들어 있는 성분과 비슷한 계열이야. 살렙 가루 한 큰술이 우유 한 컵에 풀리면 숟가락이 느리게 움직일 만큼 걸쭉해져.

재료의 신비 — 살렙의 비밀: "여우의 고환? 난초의 신비한 파워!"

어원도 흥미로워. 아랍어권에서는 살렙(sahlab)이 '여우의 고환'을 뜻하는 표현과 연결된다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어. 난초 덩이줄기 두 개가 나란히 붙은 모양에서 그런 이름이 생겼다는 해석이야. 다만 이 어원은 자료마다 분석이 조금씩 다르고 민간어원적 성격도 있어서, 확정된 언어학적 사실이라기보다는 '널리 알려진 어원설' 정도로 이해하는 게 정확해. 이런 모양 때문에 살렙은 오랫동안 생식력과 활력을 돕는 음식으로 여겨졌는데, 이건 전통적인 믿음과 민간의학적 인식이지 현대 의학에서 확정된 효과는 아니야.

 

오스만 궁정과 거리 모두에서 살렙은 최고의 겨울 음료였어. 뜨거운 우유에 살렙 가루를 풀고 설탕·계피·장미수를 넣으면 완성이고, 지금도 터키 겨울 거리에서 행상이 큰 황동 통을 메고 살렙 음료를 팔아. 오스만 무역로를 타고 살렙은 유럽으로도 건너갔어. 17~18세기 영국에서는 '살룹(saloop)'이라는 이름으로 대유행했는데, 차와 커피보다 훨씬 쌌던 런던 빈민층·노동자들의 아침 음료였어. 그런데 비뇨기 질환 치료제 이미지가 붙으면서 낙인이 생겼고, 19세기 초 커피가 저렴해지면서 런던 거리에서 자연스레 사라졌어.

역사의 향기 — 오스만의 겨울 음료: "런던 거리를 휩쓴 살룹의 유행"

야생 난초 채취는 살렙 산업의 환경 부담을 키웠어. 정확한 연간 채취량은 자료마다 차이가 있지만, 터키에서는 여러 난초 종의 채취와 수출을 규제해왔고, 야생 난초류의 국제거래에는 CITES(멸종위기종 국제거래협약) 규정도 관련될 수 있어. 진짜 살렙 가루는 점점 구하기 어렵고 비싸져서, 요즘 시중 인스턴트 살렙 음료 상당수는 인공 향료로 대체됐어.

 


매스틱: 키오스 섬의 눈물

매스틱(mastic, 터키어로 sakız)은 그리스 키오스(Chios) 섬에서 주로 생산되는 렌티스쿠스 피스타치아(Pistacia lentiscus var. chia) 나무의 수지야. 흔히 '유향수지'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프랑킨센스(유향)와는 다른 식물에서 나오는 수지라는 점을 짚어둘게. 나무껍질에 상처를 내면 흰 수액이 방울방울 굳어 떨어지는데, 이걸 "키오스의 눈물"이라고 불러. 처음엔 약한 솔향과 쓴맛이 나다가, 씹을수록 부드러운 송진 향이 나서 오랫동안 씹는 껌으로도 쓰였어.

오스의 눈물 — 매스틱의 탄생: "나무가 흘리는 향기로운 보석"

매스틱 나무 자체가 키오스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키오스 남부의 마스티코호리아(Mastihochoria) 지역이 수지 생산량과 품질에서 워낙 독보적이라 세계적인 산지로 자리 잡았어. EU도 이 지역성과 품질을 PDO(원산지 명칭 보호)로 인정하고 있어. 매스틱은 특유의 송진 향과 씹을 때 느껴지는 탄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만 돈두르마의 쫀득함 전체를 매스틱 혼자 만드는 건 아니야. 살렙의 글루코만난이 수분과 점성 구조를 만들고, 매스틱과 우유 고형분, 설탕, 교반·냉동 방식이 함께 질감을 결정하는 거야.

 

매스틱은 돈두르마 말고도 여러 곳에 쓰여. 고급 터키 딜라이트(로쿰)에 매스틱 향을 넣기도 하고, 그리스·발칸의 마스티하 리큐어, 에게해 연안의 매스틱 커피, 매스틱을 넣은 빵·과자, 그리고 지금도 키오스 섬의 대표 수출품인 매스틱 껌까지. 다만 아니스 향이 중심인 우조(Ouzo)는 매스틱이 기본이 아닌 별개의 증류주고, 일부 변형 제품에만 매스틱이 들어간다는 점도 함께 알아두면 좋아.


쫀득함의 과학 — 정말 안 녹는 걸까

여기서 하나 바로잡고 갈 게 있어. 돈두르마는 사실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이 아니야. 열을 받으면 결국 녹아. 다만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형태가 무너지는 속도가 훨씬 느린 거야.

쫀쿠의 쫀득함 과학 실험실: "안 녹는 게 아니야, 천천히 흐르는 거지!"

가장 쉬운 설명은 이래. 살렙 속 글루코만난은 물과 만나면 점성이 높은 구조를 만들어. 이 구조가 아이스크림 속 물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걸 늦추고, 얼음 결정이 커지는 속도와 녹은 물이 흐르는 속도를 늦춰줘. 여기에 차가운 상태에서 계속 저어주고 두드리고 당기는 제조 과정이 더해져서, 돈두르마는 일반 아이스크림처럼 바로 흘러내리지 않고 길게 늘어나는 거야.

 

전통적인 마라슈 돈두르마는 얼음과 소금으로 바깥을 냉각한 용기 안에서 긴 막대로 계속 저으며 얼려. 이 과정에서 반죽을 두드리고 당기는 되브메(dövme)가 이루어져 점성과 탄성이 높아져. 다마스쿠스의 유명 부자 가게 박다쉬(Bakdash)에서는 지금도 커다란 나무 막대로 아이스크림 덩어리를 반복해서 내리치는 장면을 볼 수 있어. 다만 현대의 모든 돈두르마가 손으로만 만들어지는 건 아니고, 상업용 제조기와 냉동고를 함께 쓰는 매장도 많아졌어.


젤라토와는 뭐가 다를까

젤라토 이야기 하면서 오버런(공기 함량)과 지방이 젤라토의 부드러움을 만든다고 얘기했잖아. 돈두르마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써. 젤라토가 지방을 줄이고 공기를 적게 넣어 밀도를 높이는 쪽이라면, 돈두르마는 살렙이라는 점질 재료로 아예 물 분자의 이동 자체를 억제하는 쪽이야. 그래서 젤라토는 "부드럽고 조밀한" 질감인 반면, 돈두르마는 "늘어나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질감이 돼. 이 차이 때문에 돈두르마의 그 유명한 퍼포먼스(막대로 들어 올려도 떨어지지 않는 것)는 젤라토나 소프트아이스크림으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어 — 둘 다 금방 늘어지고 떨어지거든.

돈두르마 vs 젤라토: "쫀득함과 부드러움의 전략적 차이"

구분 마라슈 돈두르마 젤라토

핵심 질감 점성·탄성·쫀득함 조밀하고 부드러움
부드러움의 원천 살렙 글루코만난(하이드로콜로이드 구조) 낮은 지방 + 낮은 오버런
녹는 방식 흐름과 형태 붕괴가 느림 비교적 부드럽게 녹음
제조 방식 저어 얼리고 두드리고 당김(되브메) 배치 프리저 교반
특징 막대로 들어 올릴 수 있음 스파툴라로 담는 경우가 많음

카흐라만마라슈와 오스만 아아의 전설

카흐라만마라슈에는 오스만 아아(Osman Ağa)라는 살렙 행상이 살렙을 눈 속에 묻어뒀다가 질감이 달라진 걸 발견하고 살렙 기반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다만 정확한 시기와 최초 제조자를 확인할 동시대 기록은 부족해서, 이건 지역 음식 기원 전승으로 소개하는 게 안전해.

쫀쿠의 역사 탐험: "전설 속의 우연한 발견과 기록의 증거"

 

살렙을 넣은 오스만식 우유 아이스크림의 가장 이른 인쇄 레시피 가운데 하나는 아이셰 파흐리예(Ayşe Fahriye)의 요리책 『에브 카드으느(Ev Kadını)』에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료에 따라 출판 연도가 1882~1883년으로 다르게 표기돼. 이 레시피는 우유·설탕·살렙을 끓인 뒤 눈으로 냉각하고 세게 저어 질감을 만드는 방식이야. 이 기록이 마라슈 돈두르마의 정확한 탄생을 증명하는 건 아니지만, 오스만 제국 말기에 살렙 기반 냉과가 이미 문헌에 등장했다는 증거로는 충분해.

 

카흐라만마라슈가 돈두르마의 수도가 된 데는 지리적 이유도 있어. 이 지방이 터키 난초의 주요 자생지에 가깝고, 산지 특유의 기후가 살렙 품질에 유리했던 거야. 마라슈 지방 돈두르마는 살렙 함량이 특히 높아 더 쫀득하고, 칼과 포크로 먹을 만큼 단단해지기도 해.


퍼포먼스는 언제, 왜 시작됐을까

돈두르마 퍼포먼스의 정확한 기원 문서는 없어. 다만 맥락으로 추론하면 이래. 긴 막대와 통은 원래 아이스크림을 저어 얼리고 꺼내는 제조 도구였을 가능성이 커. 이 도구가 손님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네는 과정과 결합하면서 장난과 퍼포먼스로 발전했을 거야. 살렙 기반 아이스크림이 카흐라만마라슈에서 거리 음식으로 자리 잡은 건 늦어도 19세기 말~20세기 초로 보이는데, 정확히 언제부터 이 장난이 시작됐는지는 문헌으로 확정하기 어려워. 다만 제품의 탄성과 긴 막대라는 도구가 체험형 판매 방식으로 발전한 건 분명해 보여.

쫀쿠의 퍼포먼스 변천사: "제조 도구에서 SNS 스타가 되기까지"

이 퍼포먼스가 전 세계로 폭발적으로 퍼진 건 2010년대 이후 SNS·짧은 영상 플랫폼의 힘이 커. 손님이 콘을 놓치는 몇 초짜리 장면은 맛보다 공유 가능성이 큰 콘텐츠가 됐고, 관광객들이 영상을 올리고 알고리즘이 퍼뜨리면서 "터키 여행 = 돈두르마 퍼포먼스 체험"이라는 이미지가 전 세계에 박혔어. 이후 한국·일본·미국의 터키 식당들도 이 퍼포먼스를 그대로 도입하면서, 돈두르마는 아이스크림이면서 동시에 관광 체험 상품이 됐어.


아랍 세계의 냉과 — 부자와 레반트의 쫀득함

돈두르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랍 세계의 냉과 문화로 이어져. 부자(Booza)는 시리아·레바논 같은 레반트 지역에서 발달한 쫀득한 아이스크림형 냉과야. 살렙이나 매스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돈두르마와 가까운 친척처럼 보이지만, 지역별 재료와 제조법이 달라서 같은 음식으로 보긴 어려워. 오스만 제국이라는 같은 지붕 아래서 서로 다른 지역이 각자의 방식으로 점질 냉과 문화를 발전시켰다고 보는 게 정확해.

시리아 부자(Booza)의 여정: "박다쉬의 기술, 이산의 기록"

사실 아랍 세계는 이미 샤르밧 편에서 다뤘던 것처럼, 얼음과 차가운 음료 문화에서 훨씬 오래된 뿌리를 갖고 있어. 이슬람 황금시대의 의학서에 등장하는 샤르밧부터, 오스만 제국의 살렙 음료, 그리고 이 부자까지 — 아랍-오스만 문화권은 서구의 '아이스크림'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훨씬 전부터 얼음과 점성 재료를 결합해 냉과를 만들어온 오랜 전통이 있는 거야.

 

다마스쿠스 구시가지 알-하미디야 수크의 박다쉬(Bakdash)는 1895년부터 이어진 부자 전문점으로 알려져 있고, 시리아 냉과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았어. 박다쉬의 부자는 피스타치오를 올리고 카이막(qishta, 두꺼운 클로티드 크림)을 곁들이는 스타일이야.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로는 시리아 난민들이 이 부자 기술을 들고 세계 각지로 흩어졌어. 요르단·레바논·독일·캐나다·미국 등지에 시리아 부자 가게들이 새로 생겼는데, 전쟁과 이산이라는 아픈 경로를 통해 한 지역의 냉과 문화가 세계 여러 도시로 퍼진 셈이야.


한 스쿱에 담긴 것

돈두르마 퍼포먼스를 보면서 관광객들은 웃어. 콘을 뺏기고 또 뺏기면서. 그런데 그 콘이 손에 오기까지 — 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 난초, 오스만 시대 의학서와 겨울 음료 문화, 키오스 섬 나무에서 방울방울 흘러내리는 수지, 다마스쿠스에서 1895년부터 이어온 나무 막대질, 그리고 전쟁과 이민을 통해 세계로 퍼진 레반트의 냉과까지 — 이 모든 것이 쌓여있어.

스쿱에 담긴 인류의 기록: "다시 콘을 뺏길 시간"

그러니 돈두르마는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이 아니야. 자연의 점질 성분, 오스만의 음료 문화, 지역의 기술, 이민과 관광 마케팅이 한 덩어리로 굳어진 음식에 더 가까워.

 

오늘도 쫀쿠는 콘 뺏길 각오하고 맛있는 모험 중~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젤라토는 아이스크림과 왜 다를까, 한 스쿱의 과학과 역사

샤르밧, 페르시아 사막이 만든 한 단어가 소르베·셔벗·시럽·슈럽을 낳았다

이안 박의 하겐다즈 — 브롱스의 아이스크림이 럭셔리가 된 이유도 완전히 다른 각도라 재밌어. 얼음이 사치재였던 시절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오십보의 얼음 — 사치재였던 여름의 권력이 냉장고 안으로 들어오기까지도, 얼음을 담는 상자의 경제사가 궁금하다면 → 오십보의 아이스박스 — 얼음을 담는 상자가 군용품에서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까지도 읽어봐.


태그

#돈두르마 #살렙 #매스틱 #키오스섬 #터키아이스크림 #부자 #박다쉬 #카흐라만마라슈 #마라슈 #냉과역사 #오스만요리 #젤라토비교 #쫀쿠 #맛있는디저트 #레반트냉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