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쫀쿠의 빵팡빵

브리오슈, "빵이 없으면 이걸 먹으면 되잖아요"의 진짜 주인공

by myinfo29053 2026. 7. 23.
반응형

 

브리오슈, "빵이 없으면 이걸 먹으면 되잖아요"의 진짜 주인공


세상에,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말인데 알고 보니 완전히 누명이었던 게 있다는 거 알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요." 마리 앙투아네트가 했다는 그 말 말이야. 근데 원문 속 그 빵, 사실 케이크가 아니라 브리오슈였고, 심지어 앙투아네트는 그 말 자체를 한 적이 없대.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

역사 속 루머의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실은 브리오슈를 가리켰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억울한 누명을 쓴 브리오슈의 진짜 이야기를 쫀쿠와 함께 파헤쳐 봅니다.
역사 속 루머의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실은 브리오슈를 가리켰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억울한 누명을 쓴 브리오슈의 진짜 이야기를 쫀쿠와 함께 파헤쳐 봅니다

 

한 입 베어 물면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버터 향이 확 퍼지는 그 노란 빵. 겉은 반짝반짝 황금빛이고 속은 폭신폭신 촉촉해서, 식빵이랑 케이크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느낌이랄까. 그런 빵이 어쩌다 프랑스 혁명의 상징 같은 걸 뒤집어쓰게 됐는지,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볼게.

 

이야기의 진짜 출처는 왕비가 아니라 철학자

이 말을 처음 글로 남긴 건 장 자크 루소야. 1765년 즈음 자서전 『고백록』을 쓰면서, 배고팠던 젊은 시절 얘기를 하다가 "예전에 어떤 위대한 공주가 농민들에게 빵이 없다는 말을 듣고 '그럼 브리오슈를 먹으면 되잖아요'라고 했다더라" 하고 옛날얘기처럼 인용했거든. 그런데 루소는 그 '공주'가 누구인지 이름을 밝히지도 않았어.

이 유명한 말을 처음 글로 남긴 건 장 자크 루소였어요. 그는 자서전에서 젊은 시절 배고픔을 회상하며, 한 '공주'가 브리오슈를 언급했다고 적었죠
이 유명한 말을 처음 글로 남긴 건 장 자크 루소였어요. 그는 자서전에서 젊은 시절 배고픔을 회상하며, 한 '공주'가 브리오슈를 언급했다고 적었죠

 

근데 이게 1765년이면,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직 프랑스에 오기도 전, 오스트리아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이야. 루소가 그녀를 알 방법 자체가 없었던 거지. 그럼 왜 이 말이 앙투아네트한테 붙었을까? 프랑스 혁명이 한창일 때 그녀를 '낭비의 화신'으로 몰아가던 정치적 공격 속에서, 세월이 지나며 19세기 이후 여러 작가들이 이 말을 앙투아네트에게 갖다 붙이기 시작한 거야. 이름 없던 옛날얘기가 가장 미운 왕족한테 낙인처럼 씌워진 셈이지.

 

재밌는 건, 앙투아네트가 실제로 남긴 편지들을 보면 백성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표현이 남아 있다는 거야. 그녀가 하지도 않은 말 때문에 몇백 년째 오해받고 있다는 거, 좀 억울하지 않아?

 

브리오슈라는 이름, 어디서 왔을까

'brioche'라는 단어는 프랑스어 문헌에 15세기부터 등장해. 어원은 '반죽을 치댄다'는 뜻의 옛 노르만어에서 왔대. 그리고 이 빵의 고향은 노르망디야. 왜냐고? 답은 간단해, 버터 때문이야. 노르망디는 예나 지금이나 세계 최고급 버터 산지로 유명하거든. 이 버터를 반죽에 아낌없이 넣던 전통이 결국 브리오슈가 된 거지.

브리오슈의 고향은 프랑스 노르망디입니다. 세계 최고의 버터 산지답게, 반죽에 버터를 아낌없이 넣어 이 고소하고 부드러운 빵이 탄생했죠.
브리오슈의 고향은 프랑스 노르망디입니다. 세계 최고의 버터 산지답게, 반죽에 버터를 아낌없이 넣어 이 고소하고 부드러운 빵이 탄생했죠.

 

원래는 교회에서 축일에 나눠주던 '축복받은 빵'이었는데, 세대를 거치며 버터·달걀·설탕이 더해지면서 점점 빵보다 과자에 가까워졌어. 17세기 조리서에는 버터를 많이 넣은 '부자용'과 적게 넣은 '서민용'이 나란히 기록돼 있을 정도로, 브리오슈는 처음부터 계급을 드러내는 빵이었던 거야. 루소가 이 빵을 '있는 자들의 여유'로 인용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거지.

 

버터와 달걀이 만드는 마법

브리오슈는 '비에누아즈리'라는 카테고리에 속해. 크루아상, 팽 오 쇼콜라 같은, 빵과 과자 중간에 있는 애들이야. 브리오슈를 브리오슈답게 만드는 건 딱 하나, 버터 함량이야. 일반 식빵은 버터가 5~8% 정도 들어가는데, 브리오슈는 약 30% 이상, 고급 레시피는 70%까지 올라가기도 해. 진짜 버터 폭탄이지.

일반 식빵보다 버터와 달걀이 훨씬 많이 들어가요. 그래서 구우면 비단결 같은 속살과 화려한 황금빛 껍질이 만들어지죠. 진짜 '버터 폭탄'이에요!
일반 식빵보다 버터와 달걀이 훨씬 많이 들어가요. 그래서 구우면 비단결 같은 속살과 화려한 황금빛 껍질이 만들어지죠. 진짜 '버터 폭탄'이에요!

 

이렇게 지방이 많으면 반죽이 부드러워져서 구웠을 때 크럼(빵 속살)이 비단처럼 곱게 나와. 겉면에 바르는 달걀물은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워지면서 그 화려한 황금빛을 만들어주고. 반죽이 너무 무르니까 냉장고에서 하룻밤 재워야 겨우 성형할 수 있을 정도야.

 

 

머리 달린 빵, 그리고 세계 곳곳의 사촌들

가장 유명한 형태는 '브리오슈 아 테트' — 직역하면 '머리 달린 브리오슈'야. 큰 반죽 위에 작은 반죽 공을 올려 굽는데, 그 모습이 진짜 귀여워. '브리오슈 드 낭테르'는 작은 반죽 공들을 나란히 넣어 구운 형태로, 한국 마트에서 파는 뜯어먹는 브리오슈 식빵이 바로 이 스타일이야.

가장 유명한 형태는 '브리오슈 아 테트(머리 달린 브리오슈)'예요. 작은 반죽을 위에 얹어 구웠는데, 정말 귀엽죠?

 

리치 도우(버터·달걀 듬뿍 반죽) 가족을 세계로 넓혀보면 더 재밌어. 유대교 안식일에 먹는 땋은 빵 '할라'는 버터 대신 식물성 기름을 쓰고, 이탈리아 크리스마스 빵 '파네토네'는 최대 3일 발효라는 어마어마한 정성을 들이고, 스페인 마요르카의 '엔사이마다'는 돼지기름으로 만든 달팽이 모양 빵이야. 다 다른 지방, 다른 모양이지만 뿌리는 비슷한 셈이지.

버터와 달걀이 듬뿍 들어간 리치 도우 가족은 전 세계에 있어요.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빵 '파네토네'와 유대교 안식일 빵 '할라'도 사촌들이죠
버터와 달걀이 듬뿍 들어간 리치 도우 가족은 전 세계에 있어요.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빵 '파네토네'와 유대교 안식일 빵 '할라'도 사촌들이죠

 

일본에서는 브리오슈의 사촌뻘로 홋카이도 밀크 브레드가 있어. 밀가루 일부를 끓는 물에 익혀 넣는 '유다네·탕종' 기법을 써서, 브리오슈보다 더 촉촉하고 공기처럼 가벼운 식감을 만들어내. 2010년대 이후 일본에서 빵 소비가 쌀 소비를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일본 제빵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꽤 정교한 편이야.

 

한국에서 브리오슈를 만나는 두 가지 길

한국에서는 브리오슈가 고급 빵으로도 즐겨 먹지만, 수제버거 번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어요! 육즙 가득한 패티와 만나면 환상적이죠.
한국에서는 브리오슈가 고급 빵으로도 즐겨 먹지만, 수제버거 번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어요! 육즙 가득한 패티와 만나면 환상적이죠.

한국에서는 재밌게도 두 갈래로 퍼졌어. 하나는 서울 이촌동의 브리오슈 전문 베이커리처럼 '고급 빵'으로 소비되는 길. 다른 하나는 수제버거 번으로 소비되는 길인데, 사실 이쪽이 훨씬 넓게 퍼졌어. 2015년 전후로 수제버거 시장이 커지면서 "브리오슈 번 아니면 수제버거가 아니다"라는 분위기까지 생겼거든. 고소하고 살짝 단맛이 도는 브리오슈 번이 패티 육즙이랑 만나는 순간, 그 조합은 확실히 다른 차원이야.

 

 

바게트 얘기를 하다 보면 브리오슈로, 브리오슈 얘기를 하다 보면 또 다른 빵으로

노르망디 농가에서 시작해 왕비의 누명을 거쳐 서울의 버거 번이 되기까지. 브리오슈 한 입에는 긴 역사가 담겨 있어요
노르망디 농가에서 시작해 왕비의 누명을 거쳐 서울의 버거 번이 되기까지. 브리오슈 한 입에는 긴 역사가 담겨 있어요

 

버터 얘기가 나온 김에, 버터 대란이 왜 자꾸 반복되는지 궁금하다면 → 낙농의 경제학 3편 — 버터 대란이 반복되는 이유도 같이 읽어보면 좋아. 같은 버터라도 경제의 언어로 보면 또 다르거든.

 

프랑스 빵 얘기가 재밌었다면 → 바게트, 프랑스가 법으로 지킨 빵막대 이야기도, 이탈리아 납작빵이 궁금하다면 → 포카차 — 피자보다 오래된 납작빵 이야기도 함께 보면 비에누아즈리 세계가 더 넓어질 거야.

한 입의 버터, 한 줄의 역사 — 브리오슈는 그렇게 노르망디 농가에서 태어나 왕비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21세기 서울 버거집 번으로 안착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 빵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한 번이라도 먹어본 사람이라면 왜 이 빵 이름이 그렇게 오래 회자됐는지 알 것 같아. 배고플 때 생각나는 빵이 있다면, 브리오슈 같은 빵이어야 하지 않을까.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브리오슈의 달콤함은 영원할 거예요. 배고플 땐 브리오슈! 오늘도 쫀쿠는 맛있는 모험을 계속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브리오슈의 달콤함은 영원할 거예요. 배고플 땐 브리오슈! 오늘도 쫀쿠는 맛있는 모험을 계속합니다

 

오늘도 쫀쿠는 맛있는 모험 중~ 🍪✨


태그

#브리오슈 #비에누아즈리 #프랑스빵 #버터빵 #쫀쿠 #빵팡빵 #노르망디 #마리앙투아네트 #크루아상 #수제버거번 #프랑스디저트 #빵의역사 #음식문화 #버터함량 #홋카이도밀크브레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