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시리즈 3편 — 나가사키, 짬뽕의 고향이 일본이라고? (125년 전 한 복건성 청년의 주방에서 시작된 이야기)
있잖아, 오늘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짬뽕은 중국 음식이 아니야?"

아니야. 적어도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 형태의 짬뽕은, 중국이 아닌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났어. 1899년, 복건성에서 건너온 화교 청년 한 명이 가난한 유학생들 밥 한 끼 먹이려다 만든 요리가 지금은 한·중·일 세 나라 밥상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점령해버렸거든.
그런데 이 짬뽕이라는 음식, 일본에서는 끝내 나가사키를 벗어나지 못했어. 라멘처럼 전국구가 되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어. 오늘은 그 이야기야.
1899년 나가사키, 진평순의 주방
때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이 막 바깥 세상을 향해 문을 연 시대였어. 나가사키는 에도 시대부터 일본에서 유일하게 외국과 교류하던 창구였고, 그 덕에 복건성(福建省) 출신 화교들이 일찌감치 터를 잡고 살고 있었어.
1899년, 복건성 출신 화교 **진평순(陳平順, 천핑순)**이 나가사키에 중국식 식당 **시카이로(四海樓, 사해루)**를 열었어. '사해루'라는 이름은 "사방의 바다에서 손님이 모이는 집"이라는 뜻이야. 당찬 이름이지.

그런데 당시 일본으로 유학 온 중국 학생들이 문제였어. 돈이 없으니 밥을 제대로 못 먹는 거야. 진평순은 이 가난한 유학생들을 불쌍히 여겨서, 남은 재료들을 탕육사면(湯肉絲麵, 돼지고기 국수) 베이스에 죄다 넣고 끓여줬어. 해산물, 채소, 어묵, 있는 거 다 넣고 볶아서 국물 붓고 면 얹어서. 싸고, 든든하고, 따뜻한 밥 한 끼.
그게 나가사키 짬뽕의 시작이야.
짬뽕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확정된 게 아니라, 여러 설이 공존하는 상태야. 복건어로 '먹었니?'를 뜻하는 "吃飯未(짜뽄)"에서 왔다는 설, 일본어로 '섞다'는 뜻의 "チャンポン(챤폰)"에서 왔다는 설, 포르투갈어 계열 단어에서 왔다는 설까지. 어느 게 정설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이 여러 설이 공존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 음식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나가사키 짬뽕과 사라우동 — 같은 집, 다른 길
진평순의 시카이로는 지금도 나가사키에서 영업 중이야. 125년이 넘었어. 2층에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짬뽕 뮤지엄도 있어.
그리고 시카이로에서는 짬뽕만 파는 게 아니야. **사라우동(皿うどん)**도 같이 파는데, 이게 또 재미있는 사연이 있어.

나가사키 짬뽕의 국물을 다 걷어내고, 면을 바삭하게 튀기거나 굵은 면으로 볶아서 접시(皿, 사라)에 담은 게 사라우동이야. 짬뽕에서 파생된 '마른 버전'인 셈이야. 쉽게 말하면 "국물 없는 짬뽕"인데, 바삭한 세면 버전과 굵은 면 버전 두 가지가 있어.
구분 나가사키 짬뽕 사라우동
| 국물 | 있음 (돼지뼈·닭뼈 육수) | 없음 |
| 면 | 굵은 밀면 | 바삭 튀긴 세면 or 굵은 면 볶음 |
| 특징 | 담백한 국물, 흰색/크림색 | 걸쭉한 소스, 바삭한 식감 |
| 공통점 | 해산물·채소·어묵 듬뿍 | 해산물·채소·어묵 듬뿍 |
여기서 한국 짬뽕과 나가사키 짬뽕의 가장 큰 차이가 보여. 나가사키 짬뽕은 맵지 않아. 국물이 돼지뼈와 닭뼈로 우린 담백한 흰색이야. 한국 짬뽕은 고추기름 들어간 빨간 국물이잖아? 그건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생긴 변형이야.
짬뽕이 일본 전국구가 되지 못한 이유
라멘은 됐는데 짬뽕은 왜 못 됐을까? 이게 진짜 흥미로운 질문이야. 다만 미리 말해두면, 여기서부터는 "이렇다더라"는 정설이 있다기보다 몇 가지 설득력 있는 해석에 가까워.

라멘의 조상은 복건·광동 화교들이 요코하마에서 팔던 중국 국수였어. 1859년 요코하마 개항 이후 화교 요리사들이 "시나소바(支那そば)"라는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는데, 일본인 입맛에 맞춰 간장 육수로 단순화하고, 전후 미국 밀 원조가 쏟아지면서 전국 단위 대중화가 됐어. 1958년 닛신식품 안도 모모후쿠가 인스턴트 라멘을 발명하면서 완전히 일본 음식으로 자리 잡았지.
짬뽕은 달랐어. 세 가지 정도로 짐작해볼 수 있어.
첫 번째, 복잡한 재료 구성 문제야. 나가사키 짬뽕은 해산물과 채소가 듬뿍 들어가야 맛이 나. 재료가 많으니 단가가 높고, 어디서나 간단하게 만들기 어려워. 라멘은 육수와 면만 있으면 되는 단순한 구조인데 짬뽕은 그렇지 않았어.
두 번째, 맛의 지역 정체성 문제야. 나가사키 짬뽕은 나가사키라는 지역성이 너무 강하게 박혀버렸어. '나가사키에 가면 먹는 것'으로 포지셔닝된 거야. 이게 관광 자원으로는 최고지만, 전국 체인으로 확장하는 데는 오히려 걸림돌이 됐어.
세 번째, 전후 대량 보급 인프라 차이야. 1945년 이후 미국이 일본에 밀을 대량으로 원조했는데, 일본 정부는 학교 급식에 빵과 면을 도입하고 라멘 문화를 밀어줬어. 짬뽕은 그 흐름을 타지 못했어.
결과적으로 짬뽕은 나가사키의 자랑이 됐고, 라멘은 일본 전체의 음식이 됐어. 그리고 짬뽕은 한국에서 완전히 다른 음식으로 다시 태어나게 돼.
한국 짬뽕은 어떻게 빨개졌나
한국 짬뽕이 일본 나가사키 짬뽕과 계보가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논쟁이 있어. 두 가지 설이 있거든.

하나, 인천 화교들이 나가사키 짬뽕을 가져와서 한국화했다는 설. 인천 화교 요리사들이 일본을 거쳐 배운 조리법에 한국인 입맛인 '매운맛'을 더하면서 고추기름이 들어갔다는 거야.
둘, 독자 발생설. 한국에서는 짬뽕이라는 이름 자체가 일본 나가사키와 무관하게, 인천 화교 식당에서 남은 재료를 넣어 끓이던 탕면에서 자연 발생했다는 거야.
어느 쪽이든 결론은 같아. 한국 짬뽕은 지금의 형태로 완전히 독자적인 음식이야. 빨간 고추기름, 얼큰한 국물, 굵은 해산물 — 이건 나가사키 어디서도 안 팔아.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를 거치면서 지금의 빨간 짬뽕이 자리를 잡았다고 알려져 있어. 다음 편에서 인천으로 가서 이 이야기를 더 깊이 파볼게.
마무리 — 짬뽕이라는 이름이 담고 있는 것
"짬뽕"은 일상어로도 쓰잖아. "이것저것 섞인 것"을 짬뽕이라고 해. 그게 이 음식의 정체야. 복건성 요리에서 시작해 일본 나가사키에서 변형되고, 한국에서 또 다시 변형됐어. 중국 냄비에서 시작한 재료가 일본 항구를 지나 한국 식탁까지 왔는데, 도착지마다 맛이 달라졌어. 그러니까 짬뽕이라는 이름은 음식의 역사 자체를 담고 있는 거야.

섞인다는 것, 그게 때로는 원본보다 더 좋은 것을 만들어내기도 해. 나가사키에선 흰 국물로, 한국에선 빨간 국물로 — 같은 이름, 다른 얼굴. 이름 하나가 세 나라를 걸쳐 세 번 다시 태어난 셈이야.
결국 짬뽕 한 그릇에도 개항, 이주, 그리고 입맛이 만든 변형의 역사가 다 들어있는 거야.

너희는 나가사키식 흰 짬뽕 궁금하지 않아? 아니면 역시 빨간 국물이 진리야? 댓글로 알려줘! 🍜✨
오늘도 쫀쿠는 맛있는 모험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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