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쫀쿠의 밥상 이야기34 [세계의 죽 한그릇 · 1편] 🍚 한국의 죽 — 전복죽·흑임자죽·팥죽이 병자식에서 보양식이 되기까지 [세계의 죽 한그릇 · 1편] 🍚 한국의 죽 — 전복죽·흑임자죽·팥죽이 병자식에서 보양식이 되기까지 있잖아, 어릴 때 아프면 꼭 엄마가 죽 끓여줬잖아. 열이 나거나 배탈이 나면 흰죽 한 그릇. 냄새가 별로 없어서 속이 메스꺼울 때도 넘길 수 있었고, 따뜻해서 몸이 풀리는 느낌이 있었어. 그게 한국 사람들이 죽을 기억하는 방식이야 — 아픔의 기억. 그런데 지금 죽 얘기를 해보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어.전복죽 한 그릇에 만 원 넘고, 흑임자죽은 프리미엄 한식당 코스 메뉴에 올라가 있고, 팥죽 카페가 생겼어. 죽 프랜차이즈가 전국에 퍼졌고, 편의점엔 즉석죽 컵이 줄지어 있어. 아픈 사람만 먹던 그 음식이, 어느새 **"건강하니까 먹는 보양식"**이 됐거든. 뭐가 바뀐 걸까? 오늘은 그 질문을 쫓아가 볼.. 2026. 8. 7. [세계의 죽 한그릇 · 프롤로그] 🍚 죽이란 무엇인가 — 인류가 불을 얻고 나서 제일 먼저 끓인 것 [세계의 죽 한그릇 · 프롤로그] 🍚 죽이란 무엇인가 — 인류가 불을 얻고 나서 제일 먼저 끓인 것 있잖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가 뭔지 알아? 피라미드가 아니야. 파스타도, 빵도 아니야. 정답은 죽이야. 3만 2천 년 전, 이탈리아의 그라베티안 문화 사람들이 야생 귀리를 돌 절구에 갈아 가루로 만든 흔적이 고고학 발굴에서 나왔는데, 학자들은 이 가루가 죽이나 빵을 만드는 데 쓰였을 거라고 봐. 이스트도 없고, 오븐도 없고, 레시피 북도 없는 시대에 — 그래도 만들 수 있었던 게 죽이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죽을 끓이고 있어. 홍콩의 이른 아침 식당에서는 쌀죽(粥)이 보글보글 끓고, 스코틀랜드의 할머니 집 부엌에서는 오트밀 포리지가 익어가고 있고, 서울 어느 집.. 2026. 8. 6. 쫀쿠의 밥상 26편_고추물에 새우를 담그다 — 아과치레의 모든 것 (여름 한 그릇 10편) 쫀쿠의 밥상 26편_고추물에 새우를 담그다 — 아과치레의 모든 것 (여름 한 그릇 10편)있잖아, 물(agua)과 고추(chile). 스페인어 두 단어를 붙이면 아과치레(aguachile)가 돼. '고추물'이라는 뜻이야. 이름이 이렇게 단순한데 왜 이 요리는 멕시코 미식계를 넘어 세계 파인다이닝 메뉴까지 올라갔을까? 그리고 더 흥미로운 질문이 있어. 세비체는 페루, 물회는 한국, 아과치레는 멕시코. 세 가지 음식은 제각각 독립적으로 발생했는데 어째서 그토록 닮았을까? 지난 편에서 중국의 회 문화가 어떻게 한국·일본으로 이어졌는지 봤잖아. 오늘은 그 이야기를 지구 반대편까지 확장해서, 한국의 물회·페루의 세비체·멕시코의 아과치레를 한 테이블 위에 올려볼게.🌶️ 아과치레의 기원 — 새우가 주인공이 아니었.. 2026. 8. 5. 쫀쿠의 밥상 25편_콩나물 vs 숙주나물 — 같은 나물인 것 같지만, 하나는 온 세계가 먹고 하나는 한국이 거의 혼자 먹어 쫀쿠의 밥상 25편_콩나물 vs 숙주나물 — 같은 나물인 것 같지만, 하나는 온 세계가 먹고 하나는 한국이 거의 혼자 먹어 있잖아, 냉장고 채소칸 열어봐. 아마 거기 비닐 봉지 하나에 하얀 줄기가 빼곡히 들어있는 뭔가가 있을 거야. 아니면 조금 가늘고 투명한 것들이 담긴 봉지도 있고. 둘 다 '나물'이고, 둘 다 '콩에서 났고', 둘 다 시원하고 아삭한 맛인데 — 사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식물이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 오늘은 이 '착각하기 쉬운 두 나물'의 이야기를 해볼게. 그런데 파고들다 보면, 한국 음식 문화가 왜 세계에서 꽤 독특한 위치에 있는지까지 알게 돼.먼저 기본부터 — 이 둘, 다른 식물이야혼동하기 쉬운데, 콩나물과 숙주나물은 아예 다른 씨앗에서 자란 거야. 콩나물은 대.. 2026. 8. 4. 쫀쿠의 밥상 24편_공자도 회를 먹었다 — 중국 생선회 문화의 탄생과 소멸(여름 한 그릇 9편) 쫀쿠의 밥상 24편_공자도 회를 먹었다 — 중국 생선회 문화의 탄생과 소멸(여름 한 그릇 9편)있잖아, 생선회를 먹으면 오랑캐 취급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는 거 알아?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7세기 조선, 명나라 지원군 병사들은 조선 군사들이 생선을 날로 썰어 먹는 모습을 보고 코웃음을 쳤대. 광해군 시대 유몽인이 쓴 야담집 《어우야담(於于野談)》에 이런 대목이 있다고 전해지고, 비슷한 시기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도 "명나라 사람은 회를 먹지 않는다"는 구절이 등장한다고 알려져 있어. 그런데 정작 그 중국이 회(膾)라는 한자를 처음 만든 나라야. 기원전 8세기부터 공자, 이백, 소동파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 동안 생선회를 찬양했던 나라가 중국이었어. 그런데 14세기 어느 순간, 중국의 식탁에서 생선.. 2026. 8. 3. 쫀쿠의 밥상 23편_붉은 살코기를 날로 먹는다 — 육회·타르타르·카르파초의 세계(여름 한 그릇 8편) 쫀쿠의 밥상 23편_붉은 살코기를 날로 먹는다 — 육회·타르타르·카르파초의 세계(여름 한 그릇 8편)있잖아, 고기를 불에 굽는 건 인류 문명의 상징이라고들 하잖아.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류는 그 오랜 문명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고기를 날로 먹는 방법도 함께 발전시켜 왔어. 한국의 육회, 프랑스의 스테이크 타르타르, 이탈리아의 카르파초. 이 세 요리는 지구 반대편에서 각자 독립적으로 탄생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어. 모두 '붉은 살코기를 날로 먹는다'는 본질을 공유해. 오늘은 이 세 접시 위에 펼쳐진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자.🥩 육회(肉膾) — 조선의 날고기'회(膾)'라는 한자는 원래 얇게 저민 날고기 혹은 날생선을 의미해. 오늘날 우리가 횟집에서 먹는 '회'도, 육회의 '회'도 같은 글자야. 즉 육회는 '.. 2026. 8. 1. 이전 1 2 3 4 5 6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