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쿠의 밥상 이야기 10_ 김장, 겨울이 오기 전 우리가 함께 해온 것
쫀쿠의 밥상 이야기 10_ 김장, 겨울이 오기 전 우리가 함께 해온 것있잖아, 입동이 지나고 아침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는 날 — 어릴 때 코끝에 퍼지던 그 냄새 기억해? 배추 절이는 소금 냄새, 빨간 고춧가루 냄새, 뜨거운 쌀풀 냄새. 거기다 마당 한켠에 쪼그려 앉은 어른들 손이 빨갛게 물들어 있고, 아이들은 그 주변을 뱅뱅 돌면서 갓 버무린 배추 속을 몰래 집어먹던 기억. 그게 김장이었어. 오늘은 그 김장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역사도, 과학도, 제주도 이야기도, 그리고 딤채가 바꿔놓은 것들도.📜 김장의 역사 — 780년 전 기록부터김장이 언제부터 시작됐냐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기록은 있어. 1241년,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가 쓴 시집 《동국이상국집》에 이런 구절이 있어. "무를 소금에 절여서 ..
2026. 6. 26.
쫀쿠의 밥상 이야기 7— 김치, 빨개지기까지 3,000년이나 걸렸다고?
쫀쿠의 밥상 이야기 7— 김치, 빨개지기까지 3,000년이나 걸렸다고?솔직히 말할게. 우리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 김치는 원래 빨간 거라고. 그 빨간 게 고추라는 건 알았는데, 고추가 우리나라에 온 게 고작 400년 전이라는 건... 잘 모르고 있었잖아.3,000년 역사의 김치 중에서 빨간 김치의 역사는 4분의 1도 안 돼. 나머지 시간 동안 우리 조상들의 밥상 옆에 앉아 있던 김치는,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어.🌸 빨개지고 싶었던 김치 — 맨드라미 이야기고추가 없던 시절에도 밥상의 간절함은 있었나 봐. 고려·조선 시대 기록을 보면, 붉은 색을 내고 싶었던 선조들이 맨드라미 꽃을 김치에 섞어 넣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맨드라미, 잇꽃, 연지까지. 지금으로 치면 천..
2026. 6. 17.
쫀쿠의 밥상 이야기 5편 — 밥, 한국인은 왜 밥심으로 사는가
쫀쿠의 밥상 이야기 5편 — 밥, 한국인은 왜 밥심으로 사는가있잖아, 세상 어느 나라에나 주식이 있어. 이탈리아엔 파스타가, 인도엔 로티가, 멕시코엔 토르티야가 있잖아. 근데 생각해봐 — 처음 만난 사람한테 "파스타 먹었어?"라고 인사하는 나라가 있어? 아니면 "같이 밥 먹는 사람"이라는 뜻의 단어가 곧 '가족'을 의미하는 언어가 있어? 우리나라에서 밥은 그냥 탄수화물 공급원이 아니야.밥은 안부이고, 관계이고, 위로이고, 때로는 분노의 언어이기도 해. "밥 먹어" 세 글자에 사랑이 담기고, "밥도 못 먹었겠다"는 한마디에 진심 어린 걱정이 실려. 오늘 쫀쿠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그 밥의 감정적 무게야. 경제학이 아닌, 문화와 감정의 언어로.🌾 언어: '밥'이라는 글자 하나가 품은 세계우리나라 말에..
2026.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