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쫀쿠의 밥상 이야기23

🌿 쫀쿠의 밥상 이야기 11— 쌈, 손바닥만 한 잎 하나에 담긴 수천 년의 밥상 철학 🌿 쫀쿠의 밥상 이야기 11— 쌈, 손바닥만 한 잎 하나에 담긴 수천 년의 밥상 철학잎 하나를 손에 올려. 밥 한 숟가락, 고기 한 점, 마늘 한 쪽, 쌈장 한 번 찍어. 입을 크게 벌려 한 번에 넣어. 말이 필요 없어. 이 한 입이 바로 쌈이야. 근데 이 단순한 행위 안에 삼국시대 고구려 농부의 들밥이 있고, 정월대보름 복쌈의 염원이 있고, 뉴욕 맨해튼 레스토랑의 미식이 있어. 손바닥만 한 잎 하나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거야.🌿 들어가며 — 쌈은 요리가 아니라 행위야쌈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쌈이 뭔지 정확하게 짚고 가자. 쌈은 요리 이름이 아니야. 먹는 방식이야. 어원부터 그래. 쌈은 동사 **"싸다"**의 어간 "싸-"에 명사화 접미사 "-ㅁ"이 붙은 거야. 직역하면 **"싼 것.. 2026. 7. 2.
쫀쿠의 밥상 이야기 10_ 김장, 겨울이 오기 전 우리가 함께 해온 것 쫀쿠의 밥상 이야기 10_ 김장, 겨울이 오기 전 우리가 함께 해온 것있잖아, 입동이 지나고 아침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는 날 — 어릴 때 코끝에 퍼지던 그 냄새 기억해? 배추 절이는 소금 냄새, 빨간 고춧가루 냄새, 뜨거운 쌀풀 냄새. 거기다 마당 한켠에 쪼그려 앉은 어른들 손이 빨갛게 물들어 있고, 아이들은 그 주변을 뱅뱅 돌면서 갓 버무린 배추 속을 몰래 집어먹던 기억. 그게 김장이었어. 오늘은 그 김장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역사도, 과학도, 제주도 이야기도, 그리고 딤채가 바꿔놓은 것들도.📜 김장의 역사 — 780년 전 기록부터김장이 언제부터 시작됐냐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기록은 있어. 1241년,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가 쓴 시집 《동국이상국집》에 이런 구절이 있어. "무를 소금에 절여서 .. 2026. 6. 26.
쫀쿠의 밥상 이야기 9— 배추, 너는 언제부터 속이 찼니 쫀쿠의 밥상 이야기 9 — 배추, 너는 언제부터 속이 찼니올봄 식탁에 심상치 않은 채소가 깔렸어. 유튜브, 인스타그램, 방송 여기저기서 갑자기 봄동 겉절이가 등장했어. "고기보다 맛있네요", "설탕보다 달다", "이게 배추라고?" — 반응들이 심상치 않아. 근데 봄동이 뭔지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어. 봄동은 특별한 품종이 아니야. 그냥 일반 결구배추야. 단지 겨울 추위 속에 노지(露地)에서 자라다 보니 속이 꽉 차지 못하고 잎이 납작하게 땅 쪽으로 퍼진 것뿐이야. 우리가 김장에 쓰는 그 배추가, 다른 환경에서 자라면 봄동이 되는 거지. 그리고 여기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돼. 지금 우리가 "배추"라고 당연하게 부르는 그 꽉 찬 속 — 사실 그게 우리나라에 자리 잡은 건 100년도 채 안 됐어. 조상들이.. 2026. 6. 23.
쫀쿠의 밥상 이야기 8 — 삼겹살, 하위 부위에서 국민 고기가 되기까지 쫀쿠의 밥상 이야기 8 — 삼겹살, 하위 부위에서 국민 고기가 되기까지있잖아. 지금 이 글 읽으면서 삼겹살 생각 없었어? 삼겹살 얘기만 나오면 자동으로 군침 도는 거 알잖아. 근데 이거, 원래 아무도 안 먹으려 했던 부위라는 거 알고 있어? 살코기도 아니고 기름만 잔뜩이라고 천대받던 돼지 뱃살 한 덩이. 그게 지금은 1인당 연간 30kg을 먹어치우는 우리나라 국민 고기가 됐어. OECD 평균 돼지고기 소비량(12.2kg)의 무려 2.5배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여기에 한우 파동이 있고, 일본 수출이 있고, IMF가 있고, 그리고 — 의외로 옥수수가 있어.📜 세겹살이었다가 삼겹살이 됐어 — 이름의 역사1931년, 요리연구가 방신영이 펴낸 『조선요리제법』 개정판에 처음 등장한 이름은 **"세겹.. 2026. 6. 17.
쫀쿠의 밥상 이야기 7— 김치, 빨개지기까지 3,000년이나 걸렸다고? 쫀쿠의 밥상 이야기 7— 김치, 빨개지기까지 3,000년이나 걸렸다고?솔직히 말할게. 우리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 김치는 원래 빨간 거라고. 그 빨간 게 고추라는 건 알았는데, 고추가 우리나라에 온 게 고작 400년 전이라는 건... 잘 모르고 있었잖아.3,000년 역사의 김치 중에서 빨간 김치의 역사는 4분의 1도 안 돼. 나머지 시간 동안 우리 조상들의 밥상 옆에 앉아 있던 김치는,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어.🌸 빨개지고 싶었던 김치 — 맨드라미 이야기고추가 없던 시절에도 밥상의 간절함은 있었나 봐. 고려·조선 시대 기록을 보면, 붉은 색을 내고 싶었던 선조들이 맨드라미 꽃을 김치에 섞어 넣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맨드라미, 잇꽃, 연지까지. 지금으로 치면 천.. 2026. 6. 17.
쫀쿠의 밥상 이야기 6편 — 잡곡밥, 가난의 밥이~ 건강의 밥이 되기까지 쫀쿠의 밥상 이야기 6편 — 잡곡밥, 가난의 밥이~ 건강의 밥이 되기까지있잖아, 어렸을 때 학교 급식이나 집 밥상에 잡곡밥이 올라오면 살짝 실망한 적 없어? 뽀얗고 고슬고슬한 흰쌀밥을 기대했는데, 거무스름하고 까슬까슬한 보리나 현미가 섞인 밥이 나오면 왠지 그날 기분이 그랬던 것 같은 기억. 아마 너만 그런 게 아니었을 거야. 우리나라에서 잡곡밥은 오랫동안 그런 이미지를 달고 살았거든 — 못 사는 집의 밥, 좋은 걸 못 먹어서 어쩔 수 없이 먹는 밥. 근데 지금은 어때? 헬스장 다니는 사람들, 저속노화 식단 챙기는 사람들, 혈당 관리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찾는 게 바로 잡곡밥이야. 심지어 비싼 건강식 레스토랑에서 '유기농 오곡밥', '발아현미 혼합밥'을 메뉴판 제일 앞에 내세우는 시대가 됐어. 가난의 .. 2026. 6. 1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