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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x, 너 훈제 아니었어?! 소금과 연기, 냉장고 이전 시대의 연어 이야기 Lox, 너 훈제 아니었어?! 소금과 연기, 냉장고 이전 시대의 연어 이야기솔직히 말해봐. 카페 브런치 메뉴에서 "스모크 샐먼 베이글" 시켜놓고 위에 올려진 분홍빛 연어를 보면서 "아, 이게 훈제구나!" 했지? 나도 그랬거든. 근데 잠깐, 그거 훈제가 아닐 수도 있어. 심지어 우리가 "Lox"라고 부르는 그것, 전통적으로는 불 근처에 1초도 간 적이 없는 연어야. 오늘은 냉장고가 없던 시절, 사람들이 연어를 어떻게 살렸는지, 그리고 소금이랑 연기가 각자 어떤 방식으로 연어를 지켜줬는지 이야기해볼게. 스포일러: 과학이 꽤 재밌어.🧂 Lox의 탄생 — 스칸디나비아 바닷가에서 뉴욕 하원가까지Lox의 여정은 뉴욕이 아니라 19세기 스칸디나비아 바닷가에서 시작돼. 냉장고도, 아이스박스도 변변찮던 시절, 노르웨이.. 2026. 6. 25.
피낭시에, 수녀가 만들고 금융가가 먹게 된 금괴 한 조각 피낭시에, 수녀가 만들고 금융가가 먹게 된 금괴 한 조각있잖아. 이안박의 브랜드서가에서 올라온 banca rotta 이야기가 있어. 이탈리아 환전상들이 돈을 못 갚으면 벤치가 깨졌고, 그게 영어 bankrupt, 우리말 파산이 됐다는 이야기. 오늘은 그 금융의 세계에서 탄생한 디저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맞아. 케이크에도 금융 역사가 있어. 심지어 이름이 **"금융가(financier)"**야. 파산한 벤치 옆에서 금괴가 구워지고 있었던 거야. 😄✝️ 처음엔 수녀님이 만들었어이야기는 17세기 프랑스 로렌(Lorraine) 지방에서 시작돼. 1610년,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와 성녀 잔 드 샹탈이 비지탕딘(Visitandine) 수녀회를 창설해. 이 수녀회는 수도원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 봉쇄 수도회였.. 2026. 6. 24.
쫀쿠의 밥상 이야기 9— 배추, 너는 언제부터 속이 찼니 쫀쿠의 밥상 이야기 9 — 배추, 너는 언제부터 속이 찼니올봄 식탁에 심상치 않은 채소가 깔렸어. 유튜브, 인스타그램, 방송 여기저기서 갑자기 봄동 겉절이가 등장했어. "고기보다 맛있네요", "설탕보다 달다", "이게 배추라고?" — 반응들이 심상치 않아. 근데 봄동이 뭔지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어. 봄동은 특별한 품종이 아니야. 그냥 일반 결구배추야. 단지 겨울 추위 속에 노지(露地)에서 자라다 보니 속이 꽉 차지 못하고 잎이 납작하게 땅 쪽으로 퍼진 것뿐이야. 우리가 김장에 쓰는 그 배추가, 다른 환경에서 자라면 봄동이 되는 거지. 그리고 여기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돼. 지금 우리가 "배추"라고 당연하게 부르는 그 꽉 찬 속 — 사실 그게 우리나라에 자리 잡은 건 100년도 채 안 됐어. 조상들이.. 2026. 6. 23.
라임, 동남아시아에서 태어나 멕시코의 영혼이 된 씨앗 라임, 동남아시아에서 태어나 멕시코의 영혼이 된 씨앗멕시코 길거리 타코 가게를 상상해봐. 주인이 옥수수 또르티야 위에 고기를 올리고, 고수와 양파를 얹어. 그리고 마지막. 반으로 자른 라임을 꽉 쥐어 짜. 그게 전부야. 근데 그 한 방울이 없으면 뭔가 허전해. 왜 하필 라임일까? 레몬도 있고 식초도 있는데, 멕시코 사람들은 왜 거의 모든 음식 위에 라임을 짜는 걸까? 그리고 이 라임, 알고 보면 멕시코 태생도 아니야. 동남아시아에서 태어나서 아라비아 반도를 건너고, 스페인 사람들의 배를 타고 카리브해를 건너 멕시코 땅에 뿌리를 내린 이민자 씨앗이야.🌏 라임의 진짜 고향 — 동남아시아라임, 그중에서도 지금 멕시코를 먹여 살리는 **키라임(Key Lime, Citrus × aurantiifolia)**의 .. 2026. 6. 19.
열려라, 참깨! 주문 한 마디에 담긴 5,500년의 이야기 열려라, 참깨! 주문 한 마디에 담긴 5,500년의 이야기어릴 때 한 번쯤 해봤을 거야. 뭔가 막힌 것 앞에서, 혹은 그냥 장난으로 — "열려라, 참깨!" 그런데 이 주문, 왜 하필 참깨였을까? 밀도, 쌀도, 콩도 아니고, 왜 저 작고 고소한 씨앗 하나가 동굴 문을 여는 마법의 열쇠가 됐을까? 거기다가 — 이 주문이 나오는 이야기 자체가, 알고 보면 아랍어 원본이 없는 수상한 출처의 이야기라는 것까지. 오늘은 그 씨앗 하나에서 시작해서 5,500년의 여정을 따라가 볼게.🌿 가장 오래된 기름 작물 — 5,500년 전 이야기참깨(학명: Sesamum indicum)는 인류가 재배한 작물 중 가장 오래된 것들 중 하나야. 재배 역사가 최소 기원전 3,500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인더스 문명(현재의 .. 2026. 6. 18.
쫀쿠의 밥상 이야기 8 — 삼겹살, 하위 부위에서 국민 고기가 되기까지 쫀쿠의 밥상 이야기 8 — 삼겹살, 하위 부위에서 국민 고기가 되기까지있잖아. 지금 이 글 읽으면서 삼겹살 생각 없었어? 삼겹살 얘기만 나오면 자동으로 군침 도는 거 알잖아. 근데 이거, 원래 아무도 안 먹으려 했던 부위라는 거 알고 있어? 살코기도 아니고 기름만 잔뜩이라고 천대받던 돼지 뱃살 한 덩이. 그게 지금은 1인당 연간 30kg을 먹어치우는 우리나라 국민 고기가 됐어. OECD 평균 돼지고기 소비량(12.2kg)의 무려 2.5배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여기에 한우 파동이 있고, 일본 수출이 있고, IMF가 있고, 그리고 — 의외로 옥수수가 있어.📜 세겹살이었다가 삼겹살이 됐어 — 이름의 역사1931년, 요리연구가 방신영이 펴낸 『조선요리제법』 개정판에 처음 등장한 이름은 **"세겹.. 2026.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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