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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쿠의 빵팡빵28

할라, 땋은 실 하나하나에 3,500년이 담긴 빵 할라, 땋은 실 하나하나에 3,500년이 담긴 빵있잖아, 빵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 "이 빵 한 덩이가 이렇게까지 복잡한 이야기를 품고 있었어?" 오늘 이야기하려는 빵이 딱 그래. 보기엔 그냥 노릇노릇하게 구운 달걀 빵이야. 참깨가 솔솔 뿌려져 있고, 여러 가닥을 땋아 만든 예쁜 모양이지. 그런데 이 빵 하나에 성경의 규례, 3,500년의 이산과 귀환, 유럽 리치 브레드 문화와의 만남, 그리고 매주 금요일 저녁 가족이 모이는 식탁이 다 들어가 있어. 빵을 먹는 게 아니라, 기억을 씹는 거야.먼저 이름 이야기부터 — '할라'는 빵 이름이면서 행위의 이름이야할라(חַלָּה, Challah). 이 단어는 빵을 가리키는 동시에,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행하는 종교적 행위도 가리켜. .. 2026. 8. 8.
치아바타(Ciabatta) — 낡은 슬리퍼 한 짝이 바게트의 대항마가 된 날 치아바타(Ciabatta) — 낡은 슬리퍼 한 짝이 바게트의 대항마가 된 날 있잖아, 포카차 편에서 이탈리아 납작빵 이야기했잖아. 오늘은 그 사촌인데, 태어난 사연이 완전히 달라. 심지어 태어난 날짜까지 정확히 아는 빵이야. 1982년,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 주의 작은 도시 아드리아(Adria). **아르날도 카발라리(Arnaldo Cavallari)**라는 남자가 밀가루 포대 앞에 앉아 있었어. 그는 제빵사라기보다는 제분업자이자, 그 전엔 랠리 레이서였던 사람이야 — 이탈리아 랠리 챔피언십에서 여러 번 우승한, 핸들을 잡으면 누구보다 대담한 사람.헬멧을 벗고 밀가루 공장을 이어받은 카발라리의 머릿속에는 불만이 하나 자라고 있었어. 이탈리아 빵집 손님들이 점점 프랑스 바게트를 찾는다. 샌드위치 하나 만.. 2026. 8. 6.
프랑스 빵 완전정복, 밀가루 반죽 하나가 만드는 수십 가지 세계 프랑스 빵 완전정복, 밀가루 반죽 하나가 만드는 수십 가지 세계 바게트 편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잖아. 1993년 데크레 팽(빵 법령)으로 전통 바게트가 정의됐고, 2022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됐다고. 근데 그 글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 안 들었어? "잠깐, 프랑스 빵집에 바게트만 있는 게 아닌데 — 저 갈색 둥근 빵은 뭐야? 검은 빵은? 저 귀가 여러 개 달린 빵은?" 하고. 오늘은 그 질문에 통째로 답해줄게. 기준부터 잡자: 프랑스 빵을 가르는 세 가지 축첫 번째 축은 발효 방법이야. 상업용 이스트로 빠르게 발효하는 방식이 있고, 천연 발효종인 르뱅(levain)으로 느리게 발효하는 방식이 있어. 르뱅은 밀가루와 물만으로 공기 중의 야생 효모와 유산균을 잡아 키운 발효종이야. 르뱅 빵은 산미가 있고 .. 2026. 8. 2.
크루아상의 형제들, 왜 이 빵들은 원래 빵집 소관이 아니었나_비에누아즈리 크루아상의 형제들, 왜 이 빵들은 원래 빵집 소관이 아니었나_비에누아즈리 있잖아, 혹시 프랑스 빵집에 들어갔을 때 이런 생각 해본 적 있어? 진열대 앞에 크루아상이 있고, 팡오쇼콜라가 있고, 브리오슈가 있고, 위에 아이싱 올라간 팡오레쟁이 있는데 — 이 녀석들이 바게트·캉파뉴 같은 묵직한 빵들이랑 같은 선반에 놓여 있잖아. 근데 사실 이 둘은 태생이 완전히 달랐어. 버터 가득 들어간 이 반짝반짝한 애들은 원래 "빵집(불랑주리)"이 아니라 "과자집(파티스리)"의 소관이었거든. 가족 이름부터: 비에누아즈리란 뭘까크루아상·팡오쇼콜라·브리오슈·팡오레쟁을 묶는 학술 이름이 비에누아즈리(Viennoiserie)야. 프랑스어로 직역하면 "빈(비엔나) 스타일의 것들"이라는 뜻이야. 이름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품고 .. 2026. 7. 30.
크루아상 2편, 크로플 다음엔 크루키였다? SNS 변형 전쟁과 버터값의 비밀 크루아상 2편, 크로플 다음엔 크루키였다? SNS 변형 전쟁과 버터값의 비밀 있잖아, 크로플 열풍 지나간 지 좀 됐잖아. 근데 그 사이에 전 세계 크루아상 판이 또 한 번 뒤집어졌다는 거 알아? 크루아상에 쿠키를 통째로 박아넣은 애가 파리를 뒤집어놨고, 정작 크루아상 살 때마다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는 것도.한 입 베어물면 겉은 바삭, 속은 겹겹이 부드러운 그 크루아상 말이야. 근데 요즘은 그 위에 쿠키 반죽을 얹거나, 머핀 틀에 눌러 넣거나, 도넛처럼 튀기기도 해. 크루아상이 그야말로 '재료'가 되어버린 시대랄까. 그리고 그 재료값이, 요즘 심상치 않아. 도넛에서 시작된 도미노 — 크로넛 → 크러핀 → 크루키이 흐름의 시작점은 2013년 5월, 뉴욕 소호야. 프랑스 출신 파티시에 도미니크 앙셀이 .. 2026. 7. 26.
브리오슈, "빵이 없으면 이걸 먹으면 되잖아요"의 진짜 주인공 브리오슈, "빵이 없으면 이걸 먹으면 되잖아요"의 진짜 주인공 세상에,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말인데 알고 보니 완전히 누명이었던 게 있다는 거 알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요." 마리 앙투아네트가 했다는 그 말 말이야. 근데 원문 속 그 빵, 사실 케이크가 아니라 브리오슈였고, 심지어 앙투아네트는 그 말 자체를 한 적이 없대.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 한 입 베어 물면 비단결처럼 부드럽고 버터 향이 확 퍼지는 그 노란 빵. 겉은 반짝반짝 황금빛이고 속은 폭신폭신 촉촉해서, 식빵이랑 케이크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느낌이랄까. 그런 빵이 어쩌다 프랑스 혁명의 상징 같은 걸 뒤집어쓰게 됐는지,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볼게. 이야기의 진짜 출처는 왕비가 아니라 철학자이 말을 처음 글로 남긴 건 장 자.. 2026.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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