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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쿠의맛있는이야기80

피낭시에, 수녀가 만들고 금융가가 먹게 된 금괴 한 조각 피낭시에, 수녀가 만들고 금융가가 먹게 된 금괴 한 조각있잖아. 이안박의 브랜드서가에서 올라온 banca rotta 이야기가 있어. 이탈리아 환전상들이 돈을 못 갚으면 벤치가 깨졌고, 그게 영어 bankrupt, 우리말 파산이 됐다는 이야기. 오늘은 그 금융의 세계에서 탄생한 디저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맞아. 케이크에도 금융 역사가 있어. 심지어 이름이 **"금융가(financier)"**야. 파산한 벤치 옆에서 금괴가 구워지고 있었던 거야. 😄✝️ 처음엔 수녀님이 만들었어이야기는 17세기 프랑스 로렌(Lorraine) 지방에서 시작돼. 1610년,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와 성녀 잔 드 샹탈이 비지탕딘(Visitandine) 수녀회를 창설해. 이 수녀회는 수도원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 봉쇄 수도회였.. 2026. 6. 24.
쫀쿠의 밥상 이야기 9— 배추, 너는 언제부터 속이 찼니 쫀쿠의 밥상 이야기 9 — 배추, 너는 언제부터 속이 찼니올봄 식탁에 심상치 않은 채소가 깔렸어. 유튜브, 인스타그램, 방송 여기저기서 갑자기 봄동 겉절이가 등장했어. "고기보다 맛있네요", "설탕보다 달다", "이게 배추라고?" — 반응들이 심상치 않아. 근데 봄동이 뭔지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어. 봄동은 특별한 품종이 아니야. 그냥 일반 결구배추야. 단지 겨울 추위 속에 노지(露地)에서 자라다 보니 속이 꽉 차지 못하고 잎이 납작하게 땅 쪽으로 퍼진 것뿐이야. 우리가 김장에 쓰는 그 배추가, 다른 환경에서 자라면 봄동이 되는 거지. 그리고 여기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돼. 지금 우리가 "배추"라고 당연하게 부르는 그 꽉 찬 속 — 사실 그게 우리나라에 자리 잡은 건 100년도 채 안 됐어. 조상들이.. 2026. 6. 23.
쫀쿠의 밥상 이야기 8 — 삼겹살, 하위 부위에서 국민 고기가 되기까지 쫀쿠의 밥상 이야기 8 — 삼겹살, 하위 부위에서 국민 고기가 되기까지있잖아. 지금 이 글 읽으면서 삼겹살 생각 없었어? 삼겹살 얘기만 나오면 자동으로 군침 도는 거 알잖아. 근데 이거, 원래 아무도 안 먹으려 했던 부위라는 거 알고 있어? 살코기도 아니고 기름만 잔뜩이라고 천대받던 돼지 뱃살 한 덩이. 그게 지금은 1인당 연간 30kg을 먹어치우는 우리나라 국민 고기가 됐어. OECD 평균 돼지고기 소비량(12.2kg)의 무려 2.5배야.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여기에 한우 파동이 있고, 일본 수출이 있고, IMF가 있고, 그리고 — 의외로 옥수수가 있어.📜 세겹살이었다가 삼겹살이 됐어 — 이름의 역사1931년, 요리연구가 방신영이 펴낸 『조선요리제법』 개정판에 처음 등장한 이름은 **"세겹.. 2026. 6. 17.
쫀쿠의 밥상 이야기 7— 김치, 빨개지기까지 3,000년이나 걸렸다고? 쫀쿠의 밥상 이야기 7— 김치, 빨개지기까지 3,000년이나 걸렸다고?솔직히 말할게. 우리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 김치는 원래 빨간 거라고. 그 빨간 게 고추라는 건 알았는데, 고추가 우리나라에 온 게 고작 400년 전이라는 건... 잘 모르고 있었잖아.3,000년 역사의 김치 중에서 빨간 김치의 역사는 4분의 1도 안 돼. 나머지 시간 동안 우리 조상들의 밥상 옆에 앉아 있던 김치는,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어.🌸 빨개지고 싶었던 김치 — 맨드라미 이야기고추가 없던 시절에도 밥상의 간절함은 있었나 봐. 고려·조선 시대 기록을 보면, 붉은 색을 내고 싶었던 선조들이 맨드라미 꽃을 김치에 섞어 넣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맨드라미, 잇꽃, 연지까지. 지금으로 치면 천.. 2026. 6. 17.
초콜릿, 열도 달걀도 젤라틴도 아닌 결정 구조가 굳힌다 - 굳힘의 과학 시리즈 ⑥ 완결 초콜릿, 열도 달걀도 젤라틴도 아닌 결정 구조가 굳힌다-굳힘의 과학 시리즈 ⑥ 완결있잖아, 이 시리즈를 처음부터 따라왔다면 이제 하나의 패턴이 보일 거야. 판나코타는 젤라틴이 굳혔어. 크렘 브륄레는 달걀 단백질이 열에 응고됐어. 머랭은 공기 거품이 단백질 막에 갇혀 굳었고, 치즈케이크는 카세인과 달걀이 함께 일했어. 젤리는 한천의 다당류 그물망이, 무스는 그 그물망 안에 공기가 갇혔지. 그렇다면 이 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 초콜릿은 무엇으로 굳을까? 답은 **결정(結晶)**이야. 열도, 달걀도, 젤라틴도 아닌 — 카카오 버터 분자들이 특정 방식으로 줄을 서는 구조. 그게 초콜릿을 초콜릿답게 만드는 비밀이야.🌿 3,000년 전 — 카카오는 음료였어초콜릿 이야기는 멕시코 열대 숲에서 시작돼. 지금으로부터 .. 2026. 6. 16.
토마토, 독초 취급받던 빨간 열매가 세계 식탁을 정복하기까지 토마토, 독초 취급받던 빨간 열매가 세계 식탁을 정복하기까지있잖아, 냉장고를 열어봐. 아마 십중팔구 토마토가 있을 거야. 방울토마토 한 팩, 아니면 냉장고 구석에 굴러다니는 방울토마토 한두 알.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존재감이 없는 그 빨간 열매. 그런데 이 토마토가 불과 500년 전만 해도 유럽에서 독초 취급을 받았다는 걸 알고 있어? 그리고 지금은 연간 2억 톤이 생산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채소(아니, 과일?)가 됐어. 이 빨간 열매의 여정을 따라가 볼게.🌎 콜럼버스 교환 — 토마토도 신대륙 이민자였어토마토의 원래 고향은 멕시코와 안데스 산맥 주변이야. 아즈텍 문명에서는 '토마틀(tomatl)' — '불룩한 열매'라는 뜻이야. 빨간 토마토는 '시토마틀(xitomatl, 빨간 불룩한 열매)'.. 2026.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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