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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쿠의 맛 있는 이야기217

두반장(豆瓣醬): 사천의 영혼은 어떻게 400년을 숙성했는가 두반장(豆瓣醬): 사천의 영혼은 어떻게 400년을 숙성했는가 있잖아, 지난 편에서 굴소스 이야기했잖아.1888년 광둥성의 이금상이 굴 국물을 끓이다 깜빡 졸아버려서 탄생한 소스. 우연히, 빠르게, 달고 부드럽게. 그게 광둥 소스의 방식이었어. 오늘 이야기는 그 완전히 반대야.우연이 아니라 의도였어. 빠르지 않고 느렸어. 달지 않고 맵고 짜고 깊었어. 최소 1년, 제대로 하면 3년, 극단적으로는 8년을 태양 아래 두고 매일 손으로 저어야 완성되는 소스. 그 400년의 이야기를 해볼게.사천이라는 땅부터 이해해야 해두반장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사천(四川)을 봐야 해. 사천은 중국의 배꼽 같은 곳이야. 티베트 고원과 화중 평원 사이에 낀 거대한 분지인데, 한국 면적의 다섯 배 가까이 되는 땅에 산과 강과 평야가.. 2026. 7. 30.
크루아상의 형제들, 왜 이 빵들은 원래 빵집 소관이 아니었나_비에누아즈리 크루아상의 형제들, 왜 이 빵들은 원래 빵집 소관이 아니었나_비에누아즈리 있잖아, 혹시 프랑스 빵집에 들어갔을 때 이런 생각 해본 적 있어? 진열대 앞에 크루아상이 있고, 팡오쇼콜라가 있고, 브리오슈가 있고, 위에 아이싱 올라간 팡오레쟁이 있는데 — 이 녀석들이 바게트·캉파뉴 같은 묵직한 빵들이랑 같은 선반에 놓여 있잖아. 근데 사실 이 둘은 태생이 완전히 달랐어. 버터 가득 들어간 이 반짝반짝한 애들은 원래 "빵집(불랑주리)"이 아니라 "과자집(파티스리)"의 소관이었거든. 가족 이름부터: 비에누아즈리란 뭘까크루아상·팡오쇼콜라·브리오슈·팡오레쟁을 묶는 학술 이름이 비에누아즈리(Viennoiserie)야. 프랑스어로 직역하면 "빈(비엔나) 스타일의 것들"이라는 뜻이야. 이름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품고 .. 2026. 7. 30.
버터 vs 마가린 vs 쇼트닝, 노란 형제들의 은밀한 내전 버터 vs 마가린 vs 쇼트닝, 노란 형제들의 은밀한 내전 있잖아, 냉장고 열었을 때 버터·마가린·쇼트닝 다 비슷하게 노랗고 하얗게 생겼는데, 이 셋이 사실 완전히 다른 핏줄이라는 거 알아? 한쪽은 전쟁이 낳은 자식이고, 한쪽은 돼지기름의 후계자고, 한쪽은 6천 년 전 우연히 태어난 원조야. 냉장고 문 하나 열었을 뿐인데, 그 안에 이렇게 긴 내전의 역사가 숨어 있을 줄 몰랐지? 쿠아망 편에서 버터가 왜 그렇게 바삭하고 고소한 결을 만드는지 살짝 다뤘잖아. 오늘은 그 버터랑, 버터 행세를 하는 마가린이랑,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쇼트닝까지 셋을 한꺼번에 놓고 비교해볼게. 세 형제의 탄생 배경 버터는 기원전 8,000년 무렵, 유목민의 가죽 주머니 속에서 우연히 태어난 지방이야. 소젖에서 분리한 크림을.. 2026. 7. 30.
굴소스, 끓이다 까먹은 국물이 135년 왕국을 세웠다 굴소스, 끓이다 까먹은 국물이 135년 왕국을 세웠다 있잖아, 오늘 이야기는 실수 두 번으로 시작해. 우스터소스 기억해? 창고에 처박아 놓고 잊고 있다가 꺼냈더니 명품이 됐던 소스. 그런데 놀랍게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아시아 소스 브랜드 중 하나가 된 굴소스도 똑같이 '깜빡 잊음'으로 태어났어. 비슷한 시대, 비슷한 방식의 우연. 그런데 두 소스의 여행 경로는 완전히 달랐어. 하나는 영국 약국 창고에서 대서양을 건넜고, 다른 하나는 중국 광둥 시골 주방에서 미국 서부 철도 현장을, 인천 부두를,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을 거쳐 지금 우리 냉장고 안에 도착했어. 오늘은 그 긴 여행 이야기를 해볼게. 발단: 1888년 광둥성 남수이, 주전자를 깜빡한 날1888년, 중국 광둥성 주강 삼각주의 조그만 마을.. 2026. 7. 28.
쫀쿠의 밥상 22편_광어는 왜 9,900원이었나 — 세계 1위 양식 산업의 경제학(여름 한 그릇 7편) 쫀쿠의 밥상 22편_광어는 왜 9,900원이었나 — 세계 1위 양식 산업의 경제학(여름 한 그릇 7편)있잖아, 한때 대형마트 수산 코너에 가면 어김없이 눈에 띄던 가격표가 있었어. 포장 광어회 한 팩에 딱 9,900원. '국민 횟감'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던 시절 이야기야.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9,900원이 슬그머니 사라졌어. 마트 진열대에는 여전히 광어회가 있지만, 가격표 숫자는 예전보다 꽤 올라 있지. 도대체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질문 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제주 앞바다에서 시작해 노량진 수산시장을 거쳐 소비자의 식탁까지 이어지는 흥미로운 경제 이야기 한 편이 펼쳐져.앞선 물회 편에서 소개했던 한 음식인문학자의 칼럼도 여기서 다시 떠올려볼 만해. '물회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 2026. 7. 28.
버터크림 · 생크림 · 가나슈 — 케이크를 완성하는 세 가지 언어 버터크림 · 생크림 · 가나슈 — 케이크를 완성하는 세 가지 언어 있잖아, 케이크 앞에서 이런 선택을 해본 적 있어? 생일 케이크는 하얗고 가벼운 생크림이 제일이야. 근데 마카롱 속 크림은 묵직하고 달달해. 에클레르 위에 뚝뚝 흘러내리는 건 또 다르게 반짝반짝 윤이 나. 구움 과자의 필링은 초콜릿인데 왜 이렇게 부드럽지? 전부 **"크림"**이야. 그런데 완전히 달라. 생크림은 혀에 닿는 순간 사르르 무너지고, 가나슈는 입안에서 천천히 녹아 초콜릿 향을 오래 남기고, 버터크림은 한입 베어 물면 진하고 든든한 무게감이 느껴져. 오늘은 케이크를 완성하는 세 가지 언어 — 버터크림, 생크림, 가나슈 — 를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볼게.1부 — 가장 오래된 실수가 낳은 기적: 가나슈셋 중에서 가장 극적인 탄생 스토.. 2026.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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